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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6월 16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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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보수 집권세력이 6·15 정신 부정”
北, 촛불집회 지지… 한국내 여론분열 노려
남측 위원회와 “우리 민족끼리” 공동성명
북한이 6·15남북공동선언 8주년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한국 정부가 이 선언과 그 ‘실천 강령’으로서의 10·4선언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이 두 선언에 집착하는 것은 우선 최고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서명한 첫 남북 간 합의서이자 자신들의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촛불집회 등으로 혼란스러운 한국의 여론을 분열시키고 한국 내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는 데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6·15북측위원회 안경호 위원장은 15일 금강산에서 열린 민족통일기념대회 개막 연설을 통해 “8년 전 6월 평양에서 진행된 북남 수뇌상봉(정상회담)과 6·15선언 채택은 반세기를 뛰어넘은 민족분단사에 새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인 사변”이었다고 평가했다.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의 산파역인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이 최근 잇달아 6·15선언의 비화를 공개한 데 이어 북한도 이례적으로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을 공개했다.
온라인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14일 김 위원장이 회담 전 “통일을 위한 희망적인 큰 범위의 선언 같은 것이나 하나 내고, 거기에 앞으로 더 전진적으로 어떻게 발전시킨다 하는 내용을 큼직하게 명기해 놓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고 선전했다.
이 매체는 이어 “북남 수뇌상봉에서 발표할 문건이 지난날의 것을 반복하고 모방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내용으로 돼야 한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뜻이자 의지였다고 평가했다.
남측과 북측, 해외 6·15위원회가 주최한 민족통일기념대회가 15일 공동성명에서 “6·15선언과 실천 강령인 10·4선언을 끝까지 고수하며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이룩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한 것은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되뇐 것이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 날짜 사설에서 “남조선에서 권력을 차지한 보수 집권세력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부정하면서 북남관계를 극도로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명박 일당의 매국반역행위를 끝장내기 위한 투쟁의 불길을 더욱 세차게 지펴 올려야 할 것”이라고 한국 내 반정부 운동을 선동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