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계파-지역 갈등 ‘부글부글’

  • 입력 2008년 6월 14일 03시 01분


통합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서울 동대문갑, 경남 김해 등의 지역위원장 선정에 불만을 품은 당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 최고위원회의장에 들어가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에게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통합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서울 동대문갑, 경남 김해 등의 지역위원장 선정에 불만을 품은 당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 최고위원회의장에 들어가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에게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전대 앞두고 지역위원장 선정 파열음

일부 당원, 최고위 회의 난입 항의 소동

통합민주당이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조직 정비를 하는 과정에서 계파간, 지역간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불거지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동대문갑과 경남 김해 지역의 당원 50여 명은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 6층 회의실에 진입해 플래카드를 뜯어내는 등 거칠게 항의해 회의가 한때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은 지역위원장 선정과 관련해 손학규 공동대표에게 “왜 이미 결정된 사항을 번복하느냐” “한나라당에서는 그렇게 배웠느냐, 민주당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고성과 막말을 퍼부었다.

회의장에 있던 당직자들이 이들을 문밖으로 밀쳐냈지만 잠시 후 다시 난입해 항의하는 등 15분가량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소란은 동대문갑 지역위원장 공모에서 탈락해 최고위원회의에 소명을 하러 온 김희선 전 의원이 시위 당원들을 설득해 가까스로 진정됐다.

김 전 의원은 이후 최고위원들에게 해당 지역 의원을 지낸 본인을 제치고 지용호 옛 민주당 동대문갑 위원장이 지역위원장으로 내정된 데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또 경남 지역 당원들은 “정치적 환경이 척박한 경남에서 자신의 명예와 물질적 자산을 희생해가며 당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는데 여론 수렴도 없이 3분의 1 이상 지역구를 ‘사고 지역’으로 선정해 지역위원장을 뽑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경남도당위원장인 최철국 의원도 대의원 배정에 정당득표율이 반영돼 영남 대의원 수가 호남에 비해 대폭 줄어든 데 대해 “의도적인 영남 홀대”라며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서울 성북갑 지역위원장을 신청했다가 임양운 변호사에게 밀린 유승희 전 의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이 최하 점수를 받은 데 대해 항의하며 재심을 요구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다시 열고 서울 성동갑과 동대문갑, 광주 남구, 목포 등 지역위원장 내정자에 대한 이견이 제기된 4곳에 대해 추가 심사를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조만간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 재심사하기로 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