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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6월 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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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일본 미사일 구축함 ‘다카나미(高波)’가 이달 하순경 중국 항구에 입항할 예정이라고 2일 보도했다.
일본 군함의 중국 방문은 지난해 8월 30일 양국 국방장관 회담에서 합의한 것으로 지난해 11월 말 중국 미사일 구축함 ‘선전(深(수,천))’이 일본 도쿄 하루미(晴海) 항구에 입항한 데 따른 답방 차원이다.
양국 군함의 상호 방문은 쓰촨(四川) 성 지진 구호물자를 운반하기 위한 일본 자위대 군용기의 직접 수송이 무산됐음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군사교류가 점차 본격적인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환추시보는 일본 자위대 군함의 중국 방문 계획이 당초 이달 3∼7일로 예정됐으나 중국에서 지진 참사가 발생하자 일본 측이 먼저 연기를 요청해 미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중-일 간 군함 상호 방문은 당초 2000년 10월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와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의 회담에서 합의됐으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정권이 들어선 뒤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와 역사 왜곡 문제로 양국 관계가 악화돼 실현되지 못했다.
중국 군함이 일본을 방문한 것은 청나라 때인 1891년 ‘진원(鎭遠)’이 처음이다. 이어 126년이 지난 지난해 ‘선전’이 다시 일본 항구에 닻을 내렸다.
중-일전쟁 당시 일본 군함은 중국 땅을 마음대로 드나들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중국 항구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해군 간부는 중국인 사이에 여전히 부정적인 여론이 적지 않은 사실을 의식한 듯 “이번 방문은 오래전부터 이미 확정된 사안으로 양국의 정치 군사 관계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두옌(杜言) 씨는 “일본 군함이 중국 항구에 들어오면 완전히 중국 측이 준비한 일정에 따라 움직이도록 돼 있다”며 “미국 또는 유럽 국가의 군함이 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덧붙였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