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막판 ‘이판사판’식 네거티브

  • 입력 2008년 4월 9일 02시 58분


“소중한 주권 꼭 행사하길” 고현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8대 총선을 하루 앞둔 8일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김재명 기자
“소중한 주권 꼭 행사하길” 고현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8대 총선을 하루 앞둔 8일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김재명 기자
“○○○후보 금품 수수” “△△△후보는 선거법 위반”

출처불명 비방 e메일 - 문자 무더기 발송

고소 고발 급증… 네 탓 공방… 과열로 얼룩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다급해진 후보들 간의 음해성 공방이 봇물을 이루고 고소 고발이 난무하는 등 선거 막판이 과열로 얼룩지고 있다.

8일에는 언론사 기자들 및 불특정 다수의 e메일과 휴대전화에 ‘○○○ 후보 금품 수수 관련 보도자료 발송’ ‘충청인을 1회용 취급’ 등의 제목으로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출처 불명의 글과 문자메시지들이 마구잡이로 날아들었다.

7일 부산의 한 지역구에 출마한 무소속 후보는 ‘경찰은 공직선거법 위반행위를 한 ○○○ 후보와 선거연설원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라’는 성명을 언론에 배포하기도 했다.

이처럼 선거에서 후보들이 네거티브 전략에 몰두하는 것은 짧은 시간 안에 유권자와 언론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고소 고발도 급증하고 있다.

경기 이천-여주에 출마한 한나라당 이범관 후보는 7일 “친박연대 이규택 후보가 가정에 배달된 선거공보물에 여론조사 결과가 기재된 표를 첨부했다”며 이 후보를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이에 이규택 후보는 “언론에 보도됐다는 내용을 적시하고 합법적으로 게재한 것을 마치 공표제한 기간에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한 것이라고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경기 의정부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박인균 후보 선거대책위는 “통합민주당 강성종 후보가 선거홍보물에 의정부 경유 전철 2개 노선을 자신이 확정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강 후보를 검찰에 고발했고, 이에 강 후보 측도 박 후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발했다.

경기 고양 일산동의 한나라당 백성운 후보는 8일 “민주당 한명숙 후보의 선대본부장 김 모 시의원이 향응 제공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며 “한 후보가 겉으로 공명선거를 외치고 있을 때 선대본부장은 뒤에서 향응을 베풀며 지지를 호소한 추악한 이중성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 측은 “김모 씨 사건은 허위·강압수사에 의한 허위자백과 이에 따른 조작수사의 결과”라며 “식사 자리에는 한나라당 성향 참석자는 물론 지역 선관위원까지 있었고 친목 대화만 오갔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을의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는 7일 “민주당 정동영 후보 측은 ‘현대’가 선거에 이용되고 있다는 전혀 근거 없는 모략을 즉각 중단하라”며 “정동영 후보는 모든 정치적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동영 후보 측은 “현대 출신 A 씨가 문자메시지를 보내다 들통이 나 선관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이는 정몽준 후보 측이 현대 전현직 임직원 등을 선거에 동원하고 있는 사례 중의 하나라는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 영상취재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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