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청와대 기자실인 춘추관에 이명박 대통령이 예고 없이 나타났다.
검은색 모자와 회색 운동복 차림에 파란색 수건을 목에 두른 이 대통령은 “테니스를 치고 지나는 길”이라며 30여 분간 기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월급은 어디에 쓰느냐’는 질문에 “서울시장 때 (기부를) 약속했으니 연장되는 거다. 공직 생활을 하는 한 그렇게 한다고 했으니…”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4년 동안 자신의 월급을 환경미화원과 소방관 자녀 장학금으로 전액 기부했다.
최근 업무보고에서 공무원 질책을 이어온 데 대해서는 “공직자들을 싫어하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 최고 엘리트 집단이 공직자들이다”면서 “이번에 둘러보고 변화 가능성을 봤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4월 미국 방문 시 대기업 총수들의 수행 여부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우리 팀(수행단)은 될 수 있으면 줄이라고 했다. 총수들은 뭐 바쁜데…”라면서 “일본에 일 있는 사람들은 일본으로 가고 미국은 현지 책임자들이 오면 된다. 총수들은 다들 바쁜데 열심히 돈벌어야지”라고 말했다.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대해서는 “경선에서 힘 빼고, 지난해 (우리) 경선과 비슷하다. 서로 공격하고 실감나지 않느냐. 대만(대선)도 따라오더니 미국도 따라온다”며 웃었다.
일요 예배에 대해서는 “교회를 가면 좋은데 다른 분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 같다”면서 “보통 때는 가기 어렵고 부활절은 의미 있는 날이라 지난번에 예고 없이 다니던 교회에 갔다. 교회를 맡고 있는 목사님을 청와대로 모시는 것은 결례”라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