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감독국-검사국 통합”

  • 입력 2008년 3월 28일 03시 20분


‘이중규제’ 기업불만 반영… 의사결정 빨라질 듯

조직개편안 마련… 팀장직 80 ~100개 축소 검토

금융감독원이 핵심조직인 감독국과 검사국을 통합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선다. 또 팀장 자리를 감축하는 등 인력 조정도 병행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반관반민(半官半民) 성격으로, 지금까지 정부 조직만을 대상으로 하던 새 정부의 군살빼기가 정부 외 공조직으로 확산되는 것은 금감원이 처음이다.

27일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외부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조직 진단을 받았으며 감독국과 검사국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면서 “김종창 신임 금감원장이 취임한 뒤 조직개편 방안을 확정해 개편안을 집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감독국은 금융회사의 인허가, 경영 분석 등 관리감독을 맡고 검사국은 금융회사 모니터링 등 감시와 현장검사 역할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감독국과 검사국은 흔히 ‘검찰’과 ‘경찰’에 비유된다. 1999년 금감원이 설립된 이후 감독국과 검사국은 죽 분리돼 있었다.

하지만 두 국의 업무 중 상당 부분이 중첩돼 금융회사들 사이에서 ‘이중 규제’라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조직개편이 이뤄지면 규제 창구가 일원화돼 이전보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계에 대한 감독과 검사 기능의 통합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이번 개편은 이명박 정부의 ‘대부대국(大部大局) 원칙’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양대 조직이 통합됨에 따라 국장, 팀장급 인력의 조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감원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 220명인 금감원의 팀장 가운데 80∼100명은 팀장 자리를 내놓고 일반 팀원으로 돌아가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그동안 높은 복리후생 수준과 고(高)연봉, 막강한 권력 등으로 이른바 ‘신의 직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2006년 금감원 직원의 평균 연봉은 7946만 원이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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