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李대통령 믿었는데…”

  • 입력 2008년 3월 8일 02시 52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7일 서울 모처에서 공천 탈락한 이규택 의원을 만나 위로한 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오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7일 서울 모처에서 공천 탈락한 이규택 의원을 만나 위로한 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오고 있다. 연합뉴스
공천 탈락한 이규택 의원 만나

“미안합니다, 힘이 없어서…” 위로

한나라당의 공천 결과에 강력히 반발하며 칩거에 들어간 박근혜 전 대표가 7일 공천에서 탈락한 이규택(3선·경기 여주-이천) 의원을 만나 위로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모처에서 이 의원을 만나 “미안하다. 내가 힘이 없어서 이렇게 됐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만났을 때 ‘우리를 믿으라’고 해서 신뢰했다.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내일이나 모레쯤 보자”며 조만간 뭔가 결심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박 전 대표 주변에서는 ‘분당’설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현실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다.

한 측근은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의 신뢰관계에는 변함이 없다. 박 전 대표가 탈락한 측근들의 심정을 대변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분당설은 너무 나간 이야기”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탈당을 결심한다고 해도 ‘동력’과 ‘명분’을 갖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총선을 불과 한 달 앞둔 데다 공천을 받은 사람들과 탈락자들 간의 이해가 달라 집단 탈당을 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얘기도 많다.

박 전 대표의 반발이 영남권 공천을 최대한 압박하기 위한 전략일 것이란 분석도 이 때문에 나온다. 실제 이날 발표된 공천심사위원회의 인천 경기 충청 지역 심사 결과 자파 인사가 대거 공천되자 박 전 대표 진영의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는 듯하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 영상 취재 : 박경모 기자


▲ 영상 취재 : 박경모 기자

인천-경기-강원-충북 17명중 16명 ‘원외 공천’

親李 이원복 의원 탈락▼

한나라당은 7일 인천 6곳, 경기 7곳, 강원 2곳, 충북 2곳 등 모두 17개 지역구의 공천 내정자를 추가 발표했다.

현역 의원으로는 친(親)이명박계인 이원복(인천 남동을) 의원이 탈락했다. 이 의원은 2006년 10·25 재·보선에서 당선된 재선 의원이지만 교육 관련 뉴라이트 운동을 거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상근자문위원을 지낸 조전혁 인천대 교수에게 밀렸다. 이로써 현역 지역구 의원 중 공천 탈락자는 7명으로 늘었다.

이날 발표된 17명의 공천 내정자 중 현역 의원은 경기 안산단원을 지역에서 공천을 따낸 친이명박계의 박순자 비례대표 의원이 유일하다.

이날 공천에서는 친박근혜계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인천에서 4명(윤상현, 구본철, 이상권, 이학재), 경기에서 2명(손범규, 함진규)이 내정됐다.

특히 경기 고양덕양갑의 손범규 변호사는 친이명박계와 김문수 경기지사가 함께 민 이명우 전 인수위 자문위원을 눌렀다. 인천 부평을 진영광 변호사와 인천 서-강화갑의 송병억 인천시립전문대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이 강하게 밀었으나 박 전 대표 측의 구본철 ㈜텔넷웨어 회장과 이학재 전 인천 서구청장에게 각각 밀렸다. 이를 두고 박 전 대표 측의 강한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친박 인사 중 공천을 해 줄 곳은 빨리 결정한 것이란 말이 흘러나왔다.

경기 지역에서는 김 지사와 가까운 사람으로 이미 공천이 확정된 차명진 임해규 의원 등 4명에 이어 이날 김 지사의 보좌관 출신인 허숭(경기 안산단원갑) 메디코 이사와 최순식(경기 오산) 전 오산시장이 추가로 공천 내정돼 눈길을 끌었다.

인천의 최대 경합지역이었던 중-동-옹진은 친이명박계인 박상은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이 엄광석 당협위원장을 제쳤다.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지역 공천 후보자로 내정된 김택기 전 의원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친동생이다. 박 전 시장과 김 전 의원은 새천년민주당 출신이고, 인천 남을의 윤상현 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위였다.

이로써 한나라당 공천 확정자 및 내정자는 최고위원회가 공천 확정을 보류한 3명을 포함해 모두 145명이 됐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한나라당 추가 공천 내정자
인천(6명)박상은(중-동-옹진·한국학술연구원 이사장) 윤상현(남을·서울대 초빙교수)
조전혁(남동을·뉴라이트 정책위원회 위원) 구본철(부평을·(주)텔넷웨어 회장)
이상권(계양을·전 인천지검 부장검사) 이학재(서-강화갑·전 인천서구청장)
경기(7명)정미경(수원 권선·여·변호사) 허숭(안산단원갑·(주)메디코 이사)
박순자(안산단원을·여·비례대표의원) 손범규(고양덕양갑·변호사)
최순식(오산·전 오산시장) 함진규(시흥갑·전 경기도의원) 김왕규(시흥을·부대변인)
강원(2명)정인억(동해-삼척·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택기(태백-영월-평창-정선·강원대 초빙교수)
충북(2명)김병일(청주흥덕갑·전 대통령직인수위 전문위원)
송태영(청주흥덕을·전 대통령 당선인 부대변인)
자료: 한나라당

▶dongA.com에 동영상


▲ 영상 취재 : 박경모 기자

‘영남 폭탄’ 째깍째깍

3선이상만 18명 몰린 최대 관심지역

영남 16명 포함 물갈이 명단 나돌기도▼

한나라당 공천심사가 최대 화약고인 영남 지역을 앞두고 폭풍 전야의 긴장에 휩싸였다.

6일의 경기 지역 심사에서 한선교 의원 등 ‘친박근혜’계 핵심 의원 2명을 포함해 5명의 지역구 의원이 고배를 마심에 따라 이번 심사의 하이라이트인 영남도 대폭적인 현역 의원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영남권은 전체 68석 가운데 62석이 한나라당 소속이다. 지난 총선 때 영남 물갈이 비율은 42.8%였다. 이번에 20석을 교체하면 물갈이 비율이 32%, 25석을 바꾸면 38%가 된다.

이번에 공천을 신청한 3선 이상 중진 의원은 모두 31명인데 이 중 영남권이 절반을 웃도는 18명이다. 또 이들 대부분은 60세 이상이다.

한 당직자는 “공천심사위원회가 영남 공천 결과가 4월 총선의 성패를 가를 수도권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해 최소한 20석 이상은 바꿔야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부산 경남 울산에서 약 14명, 대구 경북에서 11명 안팎으로 총 24∼26명의 현역 의원이 탈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구의 경우 A, K, P, L, J 의원이, 경북은 김광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K, K, L, C 의원의 교체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재선 이상 의원이 9명이나 되는 부산은 C, H, E, P, L, L, K 의원, 김용갑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경남은 L, K, K, K, K, A 의원 등이 물갈이 대상으로 오르내린다.

이런 가운데 7일 당에서는 지역구 26명의 의원이 포함된 ‘물갈이’ 명단이 나돌았다. 이에 따르면 서울 3명, 경기 6명, 충청 1명 등이며 영남권은 경북 3명, 대구 4명, 부산 6명, 경남 2명, 울산 1명이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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