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개혁공천 ‘그물’ 누가 걸릴까

  • 입력 2008년 2월 11일 03시 04분


■3선 이상 - 영남 의원 - 70대 ‘좁은 문’

3선이상- 4선 도전만 23명… 경쟁력 낮으면 ‘예우’도 한계

영남 지역구- ‘자기 희생’ 본보기 지역… 45% 이상 교체설 돌아

70대- “활동 문제있다면 곤란” 공감속 “경륜 필요” 반론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9일 “참신하고 유능한 외부 인사를 영입해 개혁공천을 하겠다”고 천명함에 따라 현역 의원 교체 폭 및 대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10일 당과 공심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개혁공천’은 △3, 4선 중진 △70대 고령 △영남권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가 핵심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도덕성 시비가 일고 있는 일부 인사가 대상에 추가된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당 관계자는 “공심위원들이 ‘개혁공천을 위해선 물갈이 비율이 적어도 17대 총선 때의 36%는 넘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안다”며 “영남권의 상징적인 중진들 교체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3선 중진=3선 의원은 25명으로 재선 의원과 수가 같을 정도로 많다. 이 가운데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용갑 김광원 의원을 제외한 23명 전원이 공천을 신청했다. 반면 현재 4선 의원은 김형오 이규택 이강두 의원 등 3명뿐이다.

당내에선 4선으로 진입할 3선 의원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많기 때문에 공천 과정에서 사전 정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대세다.

한 당직자는 “4선 의원은 당에서 맡을 자리도 거의 없다. 상임위원장 자리는 기껏 10개 안팎인 데다 주로 3선 의원이 맡는다”며 “3선 의원 중 일부는 지역구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대략 10명 정도는 공천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3선의 절반인 12명이 부산 대구 경북에 4명씩 포진하고 있어 이들 중 공천 탈락자가 최소한 3분의 1이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영남권 의원=부산이 17명, 대구 12명, 경북 14명, 경남 15명 등 영남권 의원이 총 63명으로 전체 130명의 거의 절반이다. 17대 총선에서 영남의 물갈이 비율은 42.8%였다.

공심위의 한 관계자는 “사견이지만 영남권 물갈이 비율이 50%는 돼야 한다. 그래야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은 뒤 뼈를 깎는 자성을 통해 당을 쇄신하고 국민을 섬기는 정치를 한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며 “다른 위원들의 생각도 나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권이 최소한 45% 이상 현역을 교체하고 나머지 지역에서 35% 안팎의 공천 물갈이를 하게 되면 전체적으로 약 40%의 물갈이가 된다는 논리다.

영남권에서는 K, K, L, C 의원 등이 지역구 관리와 평판에서 문제가 있어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70대 고령=고령 의원에 대한 물갈이론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친형인 이상득(73·5선) 의원의 지역구 재도전으로 일단 제동이 걸렸지만 여전히 뜨거운 이슈다. 이 의원은 당내 현역 의원 중 최고령이다.

현재 당내에서 대표적인 고령 인사는 이강두(71·4선), 박종근(71·3선), 이재창(71·3선), 박희태(70·5선), 김기춘(69·3선), 이상배(69·3선) 의원 등이다. 3선의 김용갑(72) 의원은 최근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중 이재창 의원을 제외하면 전원이 영남권이고 절반은 ‘친박근혜’ 성향이다.

그러나 친박 성향의 한 인사조차 “나이로만 문제를 삼기는 쉽지 않겠지만 의정 및 지역구 활동에 문제가 있다면 친박 여부를 가리지 말고 젊고 참신한 인사로 바꾸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치기 어린 의원들만 있는 데 따른 병폐를 17대 국회에서 생생히 보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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