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동업자 “당시 BBK 지분 내가 소유했었다“

  • 입력 2007년 11월 30일 1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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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BBK 소유 이면계약서’는 지분의 소유 시점을 놓고 볼 때 논리적으로 성립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BBK의 대주주였던 홍종국(48ㆍ다인벤처스 대표) 씨는 최근 검찰조사에서 “지난 99년 9월 BBK에 30억원을 투자해 지분 99%를 갖게 됐고, 한두 달 뒤 절반의 지분을 김경준(41ㆍ전 BBK투자자문 대표)에게 판 뒤 2000년 2월28일 이후 나머지 지분도 김씨에게 넘겼다”고 진술했다고 중앙일보가 30일 보도했다.

홍 씨의 이 같은 진술은 김경준 씨가 검찰에 제출한 ‘한글 이면계약서’의 계약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김 씨의 계약서에는 “이명박 후보가 BBK 지분 100%를 49억9999만5000원에 김경준 씨에게 판다”고 돼 있다. 김씨 측은 이를 근거로 “이 후보가 BBK의 실 소유주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하지만 홍 씨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계약서상의 작성 시점(2000년 2월21일)에는 홍씨가 BBK의 지분을 갖고 있어 당시 이 후보가 BBK 지분을 100% 보유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홍 씨는 29일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내가 대표로 있던 e케피탈의 대주주인 이덕훈 전 회장의 돈 30억원을 BBK에 투자해 지분 99%를 갖게 됐다”며 “이 후보가 2000년 2월21일(계약서상의 작성일)에 BBK의 지분 100%를 보유하려면 내 명의의 지분을 그 이전에 모두 샀어야 한다. 하지만 나는 그 당시 약 49%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계약서 내용은 그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홍 씨 진술의 사실 여부와 자금 흐름을 추적해 BBK의 실제 소유주를 찾을 계획이다.

한편 홍 씨의 주장이 알려지자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크게 술렁이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30일 “이 후보와 BBK는 무관하다”는 홍 씨의 주장과 관련해 “e캐피탈 청산시점 등에 대한 홍씨의 발언은 거짓말”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정봉주 의원은 “지난 10월 26일 국정감사에서 이원영 의원의 질의에 대해 홍종국 사장은 ‘몇 가지 이견이 있어 3개월 정도 후에 회수를 하면서 합작관계가 청산됐다’고 증언했다. e캐피탈이 투자한 시점이 99년 9월이었으니 합작관계가 청산된 것은 99년 12월이 된다”며 “그런데 홍 씨는2000년 3월에야 지분을 정리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면계약서가 허위라는 것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김 씨의 주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이라는 게 이번 진술로 드러났다”며 “앞으로도 진술과 증거들이 계속 나와 이 후보가 결백하다는 것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대변인도 “BBK소동은 사기꾼 김경준의 ‘김대업 흉내내기’와 여권의 공작적 한방정치가 합작해 만들어낸 헛방임이 명백해졌다”며 “그동안 김경준과 거래하며 무차별 허위폭로를 일삼았던 신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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