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특효약일까…지지율 그대로면 ‘87년 양金’ 전철

  • 입력 2007년 10월 1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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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때 친노주자 단일화 기대 못미쳐

범여후보 3명 지지율 합쳐도 20% 불과

범여권은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 간 단일화를 후보 단일화의 모범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당시 단일화를 현재에 그대로 대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아무리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대세론이 휩쓸었다고 해도 노 후보와 정 후보의 지지율을 합치면 이 후보를 앞섰다. 절대적인 열세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민주당 이인제 후보, 그리고 장외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의 지지율을 합쳐도 대략 20%에 그친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50%에는 한참 못 미친다.

또 2002년 당시 노 후보가 영남 일부 및 호남과 진보 성향의 지지 기반을 갖고 있었고 정 후보가 중도 성향의 지지 기반을 갖고 있어 단일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컸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그러나 현재 정 후보를 중심으로 한 단일화는 한나라당과 ‘호남 대 영남’의 대결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는 게 장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가 수도권을 장악하는 상황에서 이런 지역 구도는 필패라는 지적이 많다.

물론 문 전 사장이 일부 진보적 성향의 수도권 30, 40대 화이트칼라층의 지지를 받고 있어서 후보 단일화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 친노(親盧·친노무현) 진영 후보였던 이해찬 한명숙 전 국무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룬 단일화는 기대에 못 미친 사례로 꼽힌다.

이들은 본경선에서 한 전 총리, 유 전 장관 순으로 후보직을 사퇴하며 이벤트성 단일화를 이뤘지만 이 전 총리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고 경선 득표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여권 안팎에서는 11월 중순 이후 범여권 후보 단일화가 성사됐을 때 해당 후보의 지지율이 이명박 후보에 상당히 육박하지 못한다면 범여권이 총선 대비 태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럴 경우 1987년 김영삼 김대중 후보의 단일화 실패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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