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측 "박 전 대표, 직접 네거티브 해명하라" 공개서한

  • 입력 2007년 6월 10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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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을 내세우지 말고 박근혜 전 대표가 직접 나서 해명하라."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이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잇단 검증 공세와 관련해 박 전 대표 책임론을 거듭 제기하며 압박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

그동안 곽성문 최경환 의원 등 '검증 주포'들을 집중 공격했다면 이제는 공세의 초점을 캠프 총책임자인 박 전 대표에게 맞추고 있는 것.

박 전 대표측이 투자운용사 BBK 문제 이후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전 시장측이 이처럼 연일 대대적 반격에 나선 데는 '~카더라'식 폭로에 강력 대처하지 않을 경우 제2, 제3의 근거없는 주장이 난무하면서 자칫 '치명타'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현실인식이 깔려 있다.

장광근 대변인은 10일 박 전 대표에게 네거티브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 그는 서한에서 "당이 '차떼기 정당'으로 낙인 찍혀 국민에게 버림받던 시기, 대표님이 보여줬던 구당(求黨)의 모습은 경외감 그 자체였다"면서 "그러나 요즘 벌어지고 있는 대표님 주변의 모습에 실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곽성문 최경환 의원의 윤리위 회부에 대해 '국회의원 입에 재갈 물리느냐'며 캠프 전체가 반발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당법보다 떼법이 우위'라는 발상 아니냐. 그러면서 어떻게 노무현 대통령의 헌법 경시 태도를 비판할 수 있겠느냐"면서 "대표님이 과거 대표시절이었다면 이 문제를 과연 어떻게 처리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표님의 원칙은 필요에 따라 변하는 카멜레온 원칙'이라는 세간의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침묵은 금'이라지만 대표님의 침묵은 모든 의구심의 원천이 되고 있다. 이제는 무엇인가 답할 때가 된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박형준 캠프 공동대변인은 별도 논평을 내고 박 전 대표 캠프와 범여권의 연계 의혹을 제기했다.

박 대변인은 "총체적인 '이명박 죽이기 플랜' 가동 움직임에 주목한다. 이 전 시장에 대한 최근의 혹세무민식 유언비어 날조 움직임은 일정한 흐름 속에 진행되고 있다"면서 "집권세력이 이명박 죽이기 플랜을 제조하고, 박 전 대표 캠프에서 이를 공급하고 있으며, 측근 핵심의원들이 적극 유통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같은 주장의 대표적 사례로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 "노 대통령의 지시로 수자원공사 등이 부정적인 보고서를 작성했고, 이를 유승민 의원이 공격 자료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차명재산 8000억 원 설'과 BBK 의혹도 비슷한 제조·유통 과정을 거쳤다는 게 캠프의 판단이다.

그는 "우리는 '조직적인 연계 커넥션'이 가동되고 있다고 믿고 싶지는 않지만 여권의 '한나라당 분열공작'에 놀아나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박 전 대표 캠프가 경선승리에 집착해 '제 발등 찍기식 자해행위'에 열중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캠프 내에선 더 이상 '구두경고'에 그치지 말고 '행동'을 취하자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검증에 적극 나서자는 얘기로, 캠프 내에선 현재 '박근혜 X-파일'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측근은 "우리가 성인군자도 아니고 자꾸 그러면 우리도 한 방 때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시장측은 BBK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이 전 시장 측근이었던 김백준 전 서울지하철공사 감사가 2002년 BBK 김경준 사장의 누나인 에리카 김에게 팩시밀리로 서한을 보냈다는 일부 언론보도 및 이를 둘러싼 박 전 대표측의 공세에 대해선 이 전 시장측은 "미국으로 도피한 김경준 사장과 연락이 되지 않아 이 전 시장의 소송 대리인이 할 수 없이 김 사장의 누나에게 연락을 취했던 것"이라면서 "이 전 시장과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전 시장측은 전날 경기도 파주에서 원내외 당협위원장단(과거 지구당위원장) 내부결의대회를 갖고 중간 세 점검 및 대세몰이를 시도했다.

이 전 시장과 캠프 좌장인 이재오 최고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11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원내외 당협위원장 132명이 모습을 드러냈으며, 이는 사고지구당을 제외한 200여 당협위원장중 65% 가량이 참석한 것이라고 캠프 측은 전했다. 박 전 대표측이 지지율 반전을 위해 온갖 네거티브를 자행해도 '이명박 대세론'을 꺾을 수 없다는 점을 과시하려 한 측면이 강해 보인다.

당협위원장들은 결의대회에서 "박 전 대표측의 네거티브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정면돌파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행사 참석자들이 전했다. 행사장에선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양보에서 인내는 끝났다", "싸워서 이기는 길이 최선이다"는 등의 격한 표현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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