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미국의 태도변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 입력 2007년 1월 23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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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양보 없이 평행선을 달려온 북한과 미국이 기존의 태도에서 벗어나 유연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재개될 6자회담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자회담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23일 낮 베이징(北京)의 창안(長安)구락부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오찬 회동을 한 뒤 기자들에게 "미국의 태도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 부상은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와의 베를린 회담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만족한다"며 "미국의 태도변화가 있었으며 긍정적이었다"고 답변했다.

그는 "베를린 회담에서 방코델타아시아(BDA) 금융제재 해제 문제가 해결됐느냐"고 묻자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또 "다음 6자회담에서 조기이행 조치 합의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그러한 가능성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상은 또 "BDA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핵 폐기 협상에 응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말한 바가 있기 때문에 반복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것은 변하는 것이 아닙니까"라고 말해 유연한 태도를 취할 수 있음을 강력 시사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열린 6자회담에서는 BDA 문제가 먼저 해결되지 않으면 핵 폐기 협상을 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자세를 고수한 바 있다.

천 본부장도 이날 오찬 회동을 마친 뒤 "(김 부상과) 이른 시일 내에 6자회담을 재개하기로 했다"며 "다음 6자회담에서 적극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허심탄회하고 진지하게 협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와 북한은 수일 내에 (회담을) 재개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지만 다른 참가국들의 입장도 알아봐야 하기 때문에 아직 재개날짜가 잡힌 것은 아니다"면서도 "이번 주 중 중국이 6자회담 재개날짜를 발표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천 본부장은 앞서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과 만나 차기 6자회담에서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일정, 의제를 집중 논의했다.

한편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미간에 BDA 은행에 묶인 북한의 일부 합법 거래 자금을 푸는 방안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이 "북한과 미국이 BDA은행 문제를 푸는 일정에 합의했느냐"고 묻자 "아직 이르다. 합법, 불법 거래로 나눠서 얘기하기 빠르다"고 답했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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