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권위기 한계수위 넘어섰다” 통일硏,탈북자314명설문

  • 입력 2006년 12월 2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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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정권 유지기간 조사 결과
-답변자(명)비율(%)
5년 이하5523
5∼10년11548.1
10∼15년3815.9
15∼20년197.9
20∼30년31.3
30년 이상93.8
합계239100
자료:통일연구원

김정일(64) 국방위원장이 이끄는 북한은 정권 위기의 ‘임계점(critical limit)’을 이미 넘어섰으며, 북한 이탈주민 10명 중 7명은 북한이 현 체제를 길어야 10년 정도밖에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결과는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탈북자 교육시설인 하나원에서 교육받은 탈북자 314명에 대한 설문조사 등을 중심으로 실시한 ‘북한체제의 내구력 평가’ 결과 나타났다.

이 연구에 따르면 북한의 위기 수준은 △이념 3.47 △엘리트 2.77 △경제 3.24 △통제 2.72 △대외 3.39 등으로, 평균 3.12로 나타나 정권 위기의 임계점인 3.0을 넘어섰다. 1은 체제가 매우 안정적인 것을, 2는 대체로 안정적인 것을, 3은 체제 위기의 임계점을, 4는 체제의 불안정성이 매우 높은 상태를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는 통일연구원의 허문영 북한연구실장과 전현준 선임연구위원, 서울대 통일연구소 김병로 연구교수, 평화협력원 배진수 선임연구위원 등 4명이 참여해 8월 314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그중 ‘고위층 출신 탈북자’ 12명을 선정해 10월 심층면접을 실시했다.

▽뿌리부터 흔들리는 북한 체제=이번 연구 결과의 핵심은 북한 체제를 지탱해 온 주체사상과 수령 유일사상, 3대 세습 등 근본 이념이 동요하고, 외부 정보 차단, 사상교육, 사회통제 등 ‘강압기제’가 현재보다 약화될 경우 김정일 정권이 머지않은 장래에 붕괴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또 김정일 체제의 핵심 지지 계층 중에서도 하급 관료들을 중심으로 부정부패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일성-김정일 부자 세습에 대한 평가는 3.41(3=대체로 부정적, 4=매우 부정적), 3대 세습에 대한 평가는 3.56으로 나타나 3대 세습에 대한 거부감이 더욱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김 위원장의 지도자 자질도 3.43으로 낮게 평가했다.

복수 응답이 가능했던 김정일 정권이 유지되는 이유에 대해 탈북자들은 △외부 정보 차단(149명·27.9%) △사회통제 강화(139명·26%) △사상교육 강화(120명·22.4%) △선군정치 강화(85명·15.9%) 등을 꼽았다.

또한 239명이 답한 김정일 정권의 유지 기간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5년 이하 55명, 5∼10년 115명으로 170명(71.1%)이 최장 10년까지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통제는 잘되고 있나?=통일연구원은 인민보안성이나 국가보위부 등 각종 공안기구나 인민반 등을 통한 사회통제는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었으며 사회적 일탈행위가 정권 유지를 당장 위협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또한 보위부가 하급 간부들을 중심으로 부패했지만 정권에 대한 비판까지 눈감아 주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연구 결과 △주민 통제 정도 2.29 △강제기구에 의한 부정부패 감시 정도 2.50 △체제 비판세력 존재 유무 2.59 △최고위층에 대한 비판 행위 존재 유무 2.50 등으로 조사돼 통제가 비교적 잘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현준 선임연구위원은 “종합적으로 북한은 국가 체제를 유지하는 중심가치 체계가 붕괴되고 있으며, 그 속도 또한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며 “북한은 이념적, 정치적 정통성을 확립하기 위해 주민 교양사업과 강제를 혼용해 국민을 통합하려고 하지만 경제난으로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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