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 등을 앓아 온 고인은 이날 오전 6시경 서울 마포구 서교동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심폐 소생술을 받았으나 그대로 영면했다. 병원 측은 최 전 대통령의 사인이 급성 심부전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외교관 출신인 고인은 외무부 장관에 이어 1976년부터 4년 동안 국무총리를 지내다 1979년 ‘10·26 사태’ 후 대통령권한대행을 거쳐 같은 해 12월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제10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최 전 대통령은 ‘12·12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신군부에 밀려 1980년 8월 15일 하야 성명을 내고 물러났다.
취임 직후인 1980년 2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시국 관련자 687명을 사면 복권하는 등 사회 안정을 꾀했으나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 그의 재임 기간은 8개월로 헌정 사상 최단명 대통령이다.
정부는 최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장과 국민장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에 따라 국민장(5일장)으로 하기로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날 최 전 대통령의 장남 윤홍 씨에게 전화를 걸어 애도의 뜻을 표시한 것을 비롯해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여야 정당 대표 등도 서울대병원에 차려진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유족은 장남 윤홍 씨 등 2남 1녀. 서대원 외교부 본부대사가 사위다.
영결식은 26일 오전 경복궁 앞뜰에서 거행되며, 최 전 대통령의 유해는 대전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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