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제품 안 사겠다” 美일부업체 거래중단

  • 입력 2006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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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실험 여파로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남측 업체들이 수출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11일 입주 업체들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해외 업체들이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을 구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개성공단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한 업체는 최근 미국 업체에서 거래 중단을 통보받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단순 임가공 제품이라 하더라도 개성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구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며 “현재로서는 유럽에서 활로를 찾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J사, 신발제조 업체인 S사 등도 개성공단 제품을 내수시장으로 돌리고 국내에서 만든 제품을 중심으로 미국에 수출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특히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90% 이상이 적자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7월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13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1개 기업(12개 기업 응답)이 적자 상태라고 답했다.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는 기업은 한 곳뿐이었다.

또 예산정책처는 “정부가 개성공단 사업 철수 등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입주 기업을 보호하는 대책을 마련해 놓지 않고 있다”며 “현재의 불안정한 분위기를 감안하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계획을 사전에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개성공단 본단지 분양은 또다시 무기한 연기됐다.

개성공단 분양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토지공사는 11일 “공식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북한 핵실험으로 개성공단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졌고 분양 신청도 저조할 것으로 예상돼 분양 일정을 무기한 연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당초 6월 말 분양 예정이었던 개성공단 본단지 분양은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이어 이번 핵실험까지 겹치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토공은 지금까지 개성공단 사업에 700억 원을 투입한 상황이어서 분양 연기로 인한 사업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토공은 국내외 정세가 호전되면 공단 입주 희망업체에 대한 수요조사를 거쳐 분양 일정, 규모, 방법 등을 다시 정한다는 방침이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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