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행정관 ‘상품권’지정 개입 조사…靑, 첩보입수 뒤 내사

  • 입력 2006년 8월 2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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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이 청와대 행정관 권모(48) 씨가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첩보에 따라 자체 조사를 벌인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권 씨의 어머니는 올해 2월 경품용 상품권 업체로 지정된 K사의 주식 1만5000주(액면가 500원·지분 0.49%)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K사는 지난해 12월 27일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상품권 업체 지정 심사에서 탈락했으나 올해 2월 21일 상품권 발행사로 지정됐다.

청와대는 권 씨와 K사 대표 최모 씨 및 최 씨의 남편 양모(국세청 직원) 씨를 조사했으며 권 씨와 양 씨에 대한 내사 자료를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K사가 2월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로 선정되는 과정에 권 씨가 개입했는지를 중점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씨는 민정수석실 조사를 받은 뒤 25일 국세청으로 전출됐으며, 양 씨는 이날 돌연 사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세무공무원으로 청와대에 파견된 권 씨는 양 씨와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경품용 상품권 발행사와 관련해 권 씨에 대한 첩보가 입수돼 사실 확인 작업을 벌였다”며 “부적절한 개입 여부를 밝히기 위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검찰에 자료를 넘겼다”고 밝혔다.

남영주 민정비서관은 이날 밤 공식 브리핑을 통해 “권 씨는 조사 과정에서 ‘양 씨와 (상품권 지정 문제에 대해) 의논한 적은 있다. 하지만 다른 외부 기관에 청탁이나 그 대가로 금품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권 씨 외에도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로부터 로비를 받은 정황이 있는 직원들에 대해 광범위한 내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사 대표 최 씨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권 씨의 어머니와는 오래전부터 교분이 있었으며 1997년 내 지분의 일부를 권 씨 어머니의 이름으로 등록했을 뿐 주식을 준 것이 아니다”라며 “권 씨와는 일면식도 없고 전화 통화를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 비서관은 “권 씨가 최 씨 부부와 10년 전부터 친분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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