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장 일제히 취임

  • 입력 2006년 7월 3일 17시 55분


코멘트
3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취임식. 홍진환기자
3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취임식. 홍진환기자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3일 단체장 취임식을 갖고 '민선 4기 지방자치'의 닻을 올렸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합토합수제(合土合水祭), 나비 날리기 등 이색 행사가 눈길을 끌었지만 정치적 갈등이나 민원성 시위 등으로 취임식이 차질을 빚은 지자체도 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조순, 최병렬 전 서울시장과 구청장, 시·구의원, 시민대표 등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종문화회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33대 서울시장에 공식 취임했다.

취임식은 국민의례와 취임선서, 노무현 대통령과 서울시 자매도시의 취임 축하메시지 낭독, 시민의 바람을 담은 영상물 상영, 취임사, 자치구청장·신임 부시장·시의원 소개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오 시장은 취임사에서 "서울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도시, 서울만의 고유한 것으로 세계 무대에서 자리매김되는 특별한 브랜드 가치가 있는 세계 도시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좋은 서울'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위대한 서울'로 나아가야 한다"며 △전통과 첨단이 어우러진 문화도시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환경도시 △꿈과 희망을 실현하는 행복도시 △창의와 활력이 넘치는 경제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권영진 정무부시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지방화와 지역혁신의 분위기를 더욱 살리기 위해서는 단체장의 선도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며 "양적 팽창이 아닌 쾌적하고 활력있는 서울을 만드는 데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취임사에서 "현재 경기도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이라는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악법으로 묶여 공장도, 대학도 짓지 못하고 외국자본은 타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민선 4기 첫해를 '세계로 열린 선진 부산' 건설 원년으로 삼아 사회 전 분야에 대한 선진화를 이뤄내 국제자유도시로의 발전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각 시군에서 추천한 도민대표 22명과 유치원생 30명이 단상에 나란히 앉은 가운데 도청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전남의 운명을 바꾸자"고 말했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취임사에서 "민선 4기 재임기간 모든 힘을 '경제살리기'에 쏟겠다"며, "그동안 뒤쳐졌던 전북의 산업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혁하고 침체된 농업도 혁명적으로 변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색 취임식'이나 톡톡 튀는 행사가 눈길을 끈 지자체도 있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 당선자는 도청 앞 마당에서 각계 인사 1000여 명을 초청해 열린 취임식에서 "권위주의를 타파하자"는 의미에서 지정석을 모두 없애고 자신도 일반 참석자 사이에 앉았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전직 도지사와 부지사 12명 등 1000여명을 초청해 도청 도민 홀에서 취임식을 가진 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방문해 근로자들과 오찬을 갖고 노조사무실도 방문했다.

박완수 경남 창원시장은 취임식에 시장 및 도·시의원 선거 낙선자들을 초청해 화합을 다지고, 취임식 후에는 시청 현관 앞 화단에서 15개 읍면동 흙과 물을 섞는 합토합수제(合土合水祭) 를 갖기도 했다.

이석형 전남 함평군수는 8년여 공사 끝에 준공한 대동면 자연생태공원 개원식과 취임식을 함께 갖고, '2008년 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2008마리 나비 날리기' 등의 행사을 열었다.

순천시는 청사 앞에서 열린 노관규 시장 취임식에서 시장을 비롯해 10명의 간부직원이 청렴서약 선서에 이어 서명을 하는 '청렴 서약식'을 갖기도 했다.

정동일 서울 중구청장은 취임식에 화환 대신 쌀을 보내줄 것을 요청해 쌀 1000여 포대가 모이기도 했다.

이색 취임식이 눈길을 끈 반면 정치적 갈등이나 시위 등으로 취임식이 차질을 빚은 곳도 있었다.

박광태 광주시장 취임식에는 초청을 받은 광주지역 국회의원 6명 전원이 불참했다.

전원 열린우리당 소속인 이 지역 국회의원들은 지난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인 박 시장의 TV토론회 발언을 문제 삼아 고소한 상태며, 박 시장 측도 최근 열린우리당 시장 후보였던 조영택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박성효 대전시장의 취임식이 열린 시청 대강당 주변에서는 최근 대전시의 개인택시 증차 결정에 반발한 개인택시 1000여대가 인근 도로를 점거하는 바람에 행사 참석자와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