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수로 먼저” 美 “NPT복귀 먼저”

  • 입력 2005년 9월 21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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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이 6자회담 합의에도 불구하고 경수로 제공 시점을 둘러싸고 맞서 북한의 핵 포기 및 경수로 제공 시점 문제가 차기 6자회담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0일 조선중앙방송에서 담화를 통해 “미국이 우리에게 신뢰 조성의 기초가 되는 경수로를 제공하는 즉시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담보협정을 체결하고 이행할 것”이라며 ‘선(先) 경수로 제공, 후(後) NPT 복귀’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은 현존하지 않고 멀리 있는 문제”라며 “경수로 문제 논의 순서가 이같이 돼 있다는 것은 다른 많은 나라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의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도 회담이 폐회된 직후 “우리가 경수로 제공 문제를 논의할 ‘적절한 시기’라는 것은 북한이 NPT에 복귀하고 IAEA의 안전조치를 이행할 때”라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남북문제 해결의 큰 안목에서 접근한다면 북핵 문제 해결의 방법과 비전이 나올 것”이라며 “북한의 경제 발전을 도울 수 있는 포괄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경수로 제공 시기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노 대통령은 “‘적절한 시기’라는 표현을 갖고 북-미 간에 밀고 당기고 하겠지만 이를 적절히 조절해 내는 것이 한국 정부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北-日 관계정상화 협상 곧 재개▼

북한과 일본이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한 정부 간 협의를 조만간 재개한다.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은 20일 지난해 말 중단된 정부 간 협의를 빠른 시일 내에 재개하기로 북한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양국 합의는 9·19 6자회담 공동성명 내용을 실천하기 위한 첫 구체적 조치. 공동성명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일본은 평양선언에 따라 불미스러운 과거와 현안 사항의 해결을 기초로 하여 관계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마치무라 외상은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재개할 정부 간 협의가 국교 정상화 협상은 아니지만 국교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단계”라며 “핵과 미사일, 납치 문제 등 양국 간 모든 현안이 협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회담 시기, 일정, 장소에 대해서는 “앞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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