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승전기념일에 남북정상 만나나

  • 입력 2005년 1월 16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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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가 5월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勝戰) 60주년' 기념행사에 세계 각국 정상의 참석을 요청하면서 한국과 북한에도 정식으로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할 경우 모스크바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종민(金鍾民)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지난해 연말에 러시아 정부가 주한 러시아 대사관을 통해 우리 정부에 기념행사에 참석해달라는 초청장을 보내왔다"며 "노 대통령이 이에 응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달 말경 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여부를 최종결정한 뒤 러시아 측에 통보할 예정이다.

정부는 북한도 초청을 받았는지에 대해선 "러시아 정부가 비공개로 초청장을 보냈기 때문에 우리가 이를 확인해 주기는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도 초청장을 받은 것 같다"면서 "모스크바 행사를 4개월이나 앞둔 지금 남북정상회담까지 거론하는 것은 지나치게 앞서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 정부가 각국의 국가원수 이름을 명시해 초청장을 보낸 게 아니라, 각국의 정부에 초청장을 보냈다"며 "북한의 경우 김 위원장이 참석할지, 아니면 대외적으로 국가원수 역할을 하고 있는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1945년 5월9일 나치독일이 항복을 선언한 날을 기념한 2차대전 승전 기념일이 올해로 60주년을 맞게 됨에 따라 국제적으로 성대하게 치른다는 계획 아래 미국, 중국, 독일, 프랑스 등 55개국에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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