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내년 전대서 당의장에 도전하라”

  • 입력 2004년 12월 2일 16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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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柳時敏) 의원, 당의장에 도전하시오.”

내년 4월2일 열린우리당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을 겨냥한 계파 간 합종연횡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 의원이 ‘큰 역할’을 맡아야한다는 주장이 당 안팎에서 제기돼 주목된다.

여권내 ‘친 노무현 대통령’ 세력의 핵심이자 호남의 좌장격인 염동연(廉東淵)의원은 2일 “당에서 균형추 노릇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서 “당의장은 아니지만, 지도부에는 들어가고 싶은 강한 욕망이 있다. 저와 유시민 의원, 명계남(明桂南)씨 같은 사람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역할’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당권파인 ‘천·신·정’과 가깝다는 평가를 받아온 그가 자신은 중간지대라고 강조하며 유 의원과의 연대를 암시하는 발언을 한 것은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친노’성향의 네티즌들은 보다 구체적이다.

정치웹진 서프라이즈의 대표필진인 김동렬 씨는 최근 유 의원의 당권 도전을 종용하는 칼럼을 잇달아 게재했다.

그는 ‘우리당을 접수하자… 유시민도 있는데 왜 김두관 이냐?’와 ‘일어나라 유시민’에서 내년 당 의장 선거에서 김두관(金斗官)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출마 할 경우 적극 돕겠다는 의사를 밝힌 유 의원의 태도를 비판하며 유 의원이 직접 나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유 의원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고 김 전 장관을 지지하는 이유로 ‘(네티즌 세력의 대표인) 유시민이 선전, 2위라도 하면 우리당이 깨질 우려가 있다’는 것 때문 아니겠냐고 해석하며 “네티즌 세력이 우리당을 접수하면 안개모들이 뛰쳐나가 한나라당에 붙을지도 모른다는 억지 논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 의원이 ‘총대’를 맨다면 내년 전대까지 최소 1만에서 최대 3만 명의 진성당원을 끌어 모을 수 있고 그 정도 숫자면 당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며 유 의원의 ‘결단’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의 내년 전대는 기간 당원제 도입이후 처음 실시되는 선거.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당원자격이 주어지는 진성당원은 10월 말까지 3만7000여명에 불과했지만 11월말에는 6만여명으로 늘었다. 그 중‘기간당원 중심의 당’을 주장해온 참정연의 약진이 두드러져 최대 접전지인 경기지역의 경우 기간당원 1만200여명 가운데 약 30%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지역당원협의회 확보 경쟁에서는 노사모, 국민의 힘 등 당 외곽 친노진영과 당권파 일부가 합세해 결성한 ‘국민참여연대’와 김근태 복지부 장관을 정점으로 하는 재야파에 밀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시민 나이가 내년이면 마흔 일곱이다. 옛날이면 손주 볼 나이다. 지금 안하고 언제 하려는가? ”라고 당권 도전을 부추겼다.

김 씨의 글은 ‘친노’ 성향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쟁거리가 됐다.

“유시민이 당접수 못하면 당원이 주인 되는 것은 도루묵”, “유시민이 나서지 않고 어떻게 우리당을 접수하나. 당원들이 압박을 하고 계속 설득해야 한다. 지금이 최적기다”며 김 씨의 주장에 적극적인 호응하는 네티즌들이 대체로 많은 편.

하지만 “‘역할차별화’라는 포지티브로 ‘중심’ 을 잡아 주어야할 사람이 오히려 ‘이간’ 이라는 네거티브로 오해할 만한 ”도발“ 을 하면 안 된다”, “대의원 선출은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진행된다. 대의원들이 네티즌들과 같은 성향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판이다”라고 반대하는 주장도 꽤 많다.

한편 유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도 피선거권이 있긴 한데, 굳이 내년 전당대회에서 당 의장을 해야 되느냐에 대해선 망설여지는 점이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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