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장성인사 조사 파장]장성진급 ‘하늘의 별따기’

  • 입력 2004년 11월 24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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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내부의 진급 경쟁상대에 대한 공격이나 인사 후유증은 익명의 투서나 제보 형태로 불거져 왔다.

군 인사비리와 관련한 대표적인 투서 사건으로 1993년 ‘하나회’ 명단 살포 사건을 들 수 있다. 그해 4월 백모 대령(육사 31기)이 작성했다고 밝혀진 이 문건에는 134명의 회원 명단이 기록돼 있었다.

군내 요직을 차지하며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던 하나회 회원들에 대한 비(非)하나회 군인들의 불만이 괴문서 살포로 이어진 것. 이는 김영삼(金泳三) 정부가 추진한 군 개혁 작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후 하나회 문건 폭로 같은 대형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정권 교체기나 인사 철마다 익명의 투서 사건이 끊임없이 일어났다. 또 그 방법도 갈수록 지능화, 조직화 양상을 띠고 있다.

1999년 말에는 육군 대령 진급 인사에서의 특정지역 편중인사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한 익명의 투서가 국회 국방위원회에 전달됐다. 2000년에는 ‘공군의 미래를 걱정하는 중령들의 모임’이라는 발신인으로 모 여권 실세와 관련 있는 공군 현역장교의 비리를 주장하는 익명의 투서가 국방위에 우송돼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2002년에는 해군 김모 대령이 여권 실세를 통해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익명의 투서가 청와대와 국방부 등에 접수돼 김 대령이 보직 해임됐다.

참여정부 들어서도 군 요직을 차지하고 있던 특정지역 출신 인맥의 청산을 요구하는 문건이 은밀히 나돌았다. 최근에는 e메일 투서도 등장했다. 올 5월 신일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현역 대장으로는 창군 이래 처음 구속된 사건은 공금유용 등의 의혹을 제기한 e메일 투서가 발단이 됐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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