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찬양 사이트 아직 살아있다…우회서버 통해 접속가능

  • 입력 2004년 11월 17일 18시 19분


북한 체제 찬양 등의 내용을 담은 인터넷 ‘친북(親北) 사이트’가 정부로부터 접속 차단 조치를 받은 뒤에도 누리꾼(네티즌)들에게 우회 접속방법을 알리거나 또 다른 인터넷 주소를 만들어 가며 한국 누리꾼의 사이트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해외의 특정 사이트에 누리꾼들이 접속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방법이 없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정통부는 KT와 하나로텔레콤 등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에게 친북사이트 31곳에 대해 접속을 차단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이들 사이트 중 대부분이 해외에 있는 ‘프록시(Proxy) 서버’를 이용해 친북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친북조직인 한국민족민주전선(한민전)의 사이트 ‘구국전선’의 경우 현재 접속이 차단돼 있지만 프록시 서버 역할을 하는 사이트에 접속하면 구국전선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코리아북센터’, ‘조국통일을 논하는 홈페이지’ 등도 프록시 서버를 이용하고 있다.

이들은 또 자신의 사이트에 또 다른 친북 사이트들을 연결해 놓아 누리꾼이 한 곳만 접속하면 모든 친북 사이트를 쉽게 방문할 수 있다.

또 다른 친북 사이트로 분류된 ‘통일학연구소’는 접속 차단에 대비해 예비 주소를 2개 더 만들었다.

이 사이트에서는 “통일학연구소가 다시 홈페이지를 등록해도 또 차단될 것”이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예비 연결 주소를 기록해 두라”고 누리꾼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KT, 하나로텔레콤 등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은 “사이트 운영자들이 계속해서 해외의 프록시 서버를 이용할 경우 한국 정부가 누리꾼들이 이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정통부 당국자는 “특정 해외 사이트 접속 차단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은 차단 조치 이전에도 알고 있었다”며 “다만 이런 조치로 누리꾼들이 손쉽게 친북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프록시서버

누리꾼 대신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누리꾼에게 사이트의 내용을 전달해 준다. 일종의 물류창고처럼 미리 특정 사이트의 정보를 저장해 둔 뒤 누리꾼에게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거나 정치, 종교적인 이유로 누리꾼의 직접 접속이 금지된 사이트에 우회해 접근하는 통로로 자주 사용된다. 프록시는 대리(代理) 또는 대리인(代理人)이라는 뜻.

이병기기자 eye@donga.com

김상훈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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