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10명中9명 "3불정책 폐지해야"

  • 입력 2004년 10월 27일 16시 37분


한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9명 이상은 고등학교 간 학력차 반영, 본고사, 기여입학제는 절대 안된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3불(不) 정책'이 폐지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EO들은 또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제대로 키워내지 못하는 한국의 교육 제도를 '낙제점 수준'으로 평가했다.

27일 세계경영연구원이 국내 기업 CEO 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조사 대상자의 54%는 '3불 정책은 완전 폐지돼야 한다'고 답했다.

또 40%는 '단계적으로 폐지하거나 일부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고 답해 전체의 94%가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CEO들은 또 3불 정책 가운데 제일 먼저 없애야 할 정책으로 '본고사 불허'를 꼽아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고교 간 학력차 반영에 대해서도 CEO의 82%가 '변별력을 위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CEO들은 한국의 교육제도에 대해 4점 만점(A)에 낙제점인 0.94점(D이하)를 줬으며 93%가 대학교육이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키우는데 적합지 않다고 응답했다. CEO들은 고교 평준화 폐지와 교육시장 완전 개방에 대해 각각 85%와 92%의 높은 찬성도를 나타내 교육 부문에도 경쟁체제 도입과 시장개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편 세계경영연구원이 국내 교육학자 42명을 대상으로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자들의 88%는 3불 정책을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고교 간 학력차 반영에 대해 교육학자들은 57%만이 찬성 입장을 밝혀 CEO들과 다소의 시각 차이를 보였다.

이 연구원의 배준범(裵埈範) 연구팀장 "CEO들은 대부분 교육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과 마찬가지로 대학 교육에도 경쟁 시스템이 도입돼야 하며 이를 위해 대학에 충분한 자율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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