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표단 “中, 교과서 역사왜곡 시간문제”

  • 입력 2004년 8월 19일 1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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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해 고구려사 왜곡 실태조사를 벌인 국회 교육위원회 대표단(단장 한나라당 황우여·黃祐呂 의원)은 19일 “중국의 역사왜곡 대중화 작업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16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중국 지안(集安) 등 고구려 유적지를 방문하고 귀국한 대표단은 국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구려의 첫 도읍지인 환런(桓仁) 지역 오녀산성의 관광안내 책자 ‘오녀산지(五女山誌)’엔 ‘중국 소수민족 고구려 정권’이라고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우석대 사학과 조법종(趙法鍾·43) 교수는 19일 “지안시가 고구려 역사를 중국사로 왜곡한 내용의 시민교육서 ‘지안 시민수책(市民手冊)’을 각 가정과 호텔의 모든 객실에 비치하도록 하고 외부 유출을 금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교수가 지안의 한 호텔에서 입수한 이 책자는 ‘요해고구려(了解高句麗)’라는 항목을 단 부분에서 고구려가 중국 동북지방 소수민족 정권이며 주나라에 조공을 바친 때부터 중국 왕조에 속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중국이 그동안 학술연구 차원에서 추진 중이라고 강변했던 동북공정의 연구결과를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홍보 교육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조직적 개입을 입증한다.

또 국회 대표단은 “지안의 박물관 머릿돌에도 ‘고구려는 동북아지역의 고대문명 발전 과정에 중요한 영향을 준 중국 동북 소수민족과 지방정권의 하나였다’는 글이 씌어져 있다”고 전했다.

대표단은 이어 “정부는 교과서와 정부 출판물 등 중국 정부의 공식 자료에 고구려사 왜곡은 없었다고 밝혔으나 베이징(北京)대 교양역사 교재에 고구려사 왜곡 내용이 실려 있는 사실도 확인했다”며 “이를 방치할 경우 초중등 교과서의 왜곡도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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