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외주둔미군 등급 분류…주한미군 1.5∼2등급 基地

  • 입력 2004년 5월 19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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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검토(GPR)’에 따라 전 세계 미군기지를 4개 등급으로 분류하고, 주한미군을 1.5등급 또는 2등급 기지에 해당하는 규모로 재편할 것이라는 계획을 한국 정부에 이미 통보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이날 “미국이 올 2월 서울에서 열린 제7차 미래동맹정책구상회의 때 GPR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렇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GPR에 따르면 미군기지는 △전력투사근거지(PPH) △주요작전기지(MOB) △전진작전거점(FOB) △안보협력대상지역(CSL) 등 4등급으로 분류된다.

한국은 이 가운데 1등급인 PPH와 2등급인 MOB 사이의 1.5등급이 되거나 2등급인 MOB 정도로 부대 규모, 배치 화력, 투입 예산 등이 재조정된다.

미 국무부는 전략적 중추기지로 미국 본토와 괌, 영국을 고려하고 있으며 일본을 후보지로 꼽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지난해 6월 보도한 바 있다. 따라서 주한미군이 1.5등급이나 2등급이 되면 주한미군은 주일미군보다 규모나 투입 예산 면에서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외교부 당국자는 “이 같은 4등급 분류는 부대의 크기를 의미할 뿐 반드시 중요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달 6, 7일 8차 미래동맹정책구상회의 때 (주한미군 차출 및 감축을 의미하는) GPR 문제가 거론되지 않은 것은 용산기지 이전 협상이 주요 의제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폴 울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은 18일 주한미군 감축은 1년여 전부터 계획해 왔으며, 주한미군 병력의 이라크 차출은 병력 감축 계획과 이라크에서의 추가 병력 수요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주한미군의 감축계획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울포위츠 부장관은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해 “주한미군이 가족을 동반하지 않은 채 1년 동안 계속 근무하는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결론짓고 어느 정도 감축을 계획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무장지대(DMZ)의 미군 역할에 대해 “솔직히 말해서 소용도 없고, 비생산적인 인계철선 기능 이외에는 아무런 역할도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20일 청와대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주재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주한미군 병력의 이라크 차출에 따른 한반도 안보 공백 문제 등을 논의한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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