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감축땐 전쟁초기 대응 문제”

  • 입력 2004년 5월 20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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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예산국(CBO)이 상원의 요청으로 제출한 해외주둔 미군의 재배치에 대한 분석 보고서는 한국과 독일 주둔 육군을 대상으로 했으며 재배치에 소요되는 비용과 병력 운용 및 이동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보고서 작성은 지난해 겨울부터 시작됐다.

보고서는 주한미군에 대해서는 미 본토가 아닌 다른 해외기지로 이동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았다. 유럽 주둔군과 달리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군사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CBO는 모두 7가지 유형의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안을 분석대상으로 했으며 주한미군이 해당되는 시나리오는 이중 6가지이지만, 크게 보면 △현상유지 △절반 감축 △사실상 전면철군으로 나눠볼 수 있다.

▽주한미군 재배치 방안=현상유지 시나리오(표의 ③)는 주한미군 중 2만8000명의 육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기지 이전 및 통폐합을 추진하는 것이다.

용산기지 이전은 과거 한미간 비용분담 협정대로 한국이 최대 65%의 비용을 부담할 경우 미국의 부담은 14억∼40억달러(한국 부담은 26억∼7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절반 감축 시나리오(표의 ④)는 주한 미 육군을 절반가량(1만3000명) 줄이고 2개 전투여단을 한국에 상시 순환 배치하는 방안. 2개 전투여단이 8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감축효과는 5000명. 미군부대가 비무장지대에서 멀어지는 이점이 있지만 유사시 하와이 25보병사단의 지원에 3주 이상 걸리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2개 전투여단 순환 배치도 없이 순수하게 절반 감축하는 시나리오(표의 ⑤)도 있다.

가까운 미래의 일 같지는 않지만 1000명의 관리병력만 남기고 모두 철수시킨 뒤 1개 전투여단을 순환배치하는 방안(표의 ⑥)과 1000명만 남기고 아예 전투여단 순환배치조차 하지 않는 사실상의 전면 철군안(표의 ⑦)도 보고서에 포함돼있다. 전쟁 발생시에만 전투여단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병력 이동에 7일이 걸리고 한국에 비축해둔 장비로 전투태세를 갖추는 데도 추가 시간이 걸리는 등의 문제가 있다.

보고서는 한국군 전력이나 한국과 일본의 미 공군력을 감안하면 미 전투여단이 개전 초기에 한국에 없더라도 결정적인 약점으로 작용하지는 않겠지만 전투여단의 전쟁억지력은 실제 전투력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BO는 “주한미군을 모두 뺄 경우 전쟁가능성을 높일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망=CBO는 재배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역 안정을 비롯한 정치적 군사적 효과는 분석하지 않았으며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특정 방안을 건의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미 의회가 이 보고서를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7개 미군 재배치 시나리오별 비교분석
구분

주한미군 주둔병력 변화(명)비용절감(연간, 백만달러)작전동원병력(명)한국배치소요기간(일)
BCT기지
현재

28,00064,000
현상유지유럽주둔군순환배치배제075000
최소한 변화(독일BCT를 동유럽으로)0225―8,00000
한국 주둔 계속 및동유럽 주둔군025000
절반감축6개 BCT순환배치 방식으로 현 병력은 유지―13,0000-34,0000+23
독일주둔BCT를 동유럽 배치―13,000―500―1,00000
대부분 감축3개 BCT를 동유럽과 한국에 배치―27,000―925―15,0000+23
실질적으로 전면 철수―27,000―1,175+4,0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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