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열린우리 여성대변인 첫 ‘입심’대결

  • 입력 2004년 3월 18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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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 열린우리당 박영선(朴映宣) 대변인이 18일 처음으로 설전을 벌였다.

두 대변인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시간차를 두고 잇따라 출연해 탄핵 정국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CBS는 당초 두 대변인의 동시 대담을 추진하려 했으나, 말싸움을 피하겠다는 양측의 의사를 받아들여 전 대변인이 먼저 출연해 입장을 밝힌 뒤 박 대변인이 나중에 반박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전 대변인은 이날도 특유의 입담을 과시했다. 그는 “일각에서 탄핵안 가결 요건이 성립됐느냐고 하는데 이를 확인하고 싶으면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다시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남상국(南相國) 전 대우건설 사장 투신에 대해선 “형법 252조 2항에 따라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권력을 행사해 자살할 의도가 없던 피해자를 자살로 몰았기에 노 대통령은 자살 교사죄에 해당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대변인은 최근 야권의 방송사 항의 방문 등에 대해 “5공 당시의 언론통제 주역들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언론통제 사고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에 대한 사고의 변화가 없는 한 한나라당의 인식과 판단이 고쳐지기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대변인은 “탄핵안 가결 장면이 CNN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면서 대단히 창피했고 정치권 모두가 죄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받아쳤다.

그러나 두 대변인은 서로 “유능한 기자였고 대중에 대한 전달력도 상당히 뛰어나다”(전 대변인), “리포팅하는 것을 보고 내가 저런 점이 모자랐구나 생각했다”(박 대변인)며 상대에 대한 칭찬도 곁들였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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