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키르쿠크, 위험하다”

국방부가 최근 한국군 파병지인 이라크 키르쿠크의 치안 상황을 '위험수준'으로 판단하고 더욱 강화된 안전조치를 강구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장수(金章洙·중장) 합동참모본부 작전참모본부장은 8일 키르쿠크 상황과 관련해 "지난해는 미군에 대해 주간 평균 2,3회의 박격포 공격이 있었지만 최근엔 박격포와 길거리 폭탄, 기습공격, 차량폭탄테러까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현지 테러위협 및 치안 악화 상황을 공식 인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본부장은 이어 "미군이 바그다드 등 수니 삼각지대의 테러단체들을 강력히 소탕하면서 테러세력들이 키르쿠크로 대거 유입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키르쿠크 현지 미군 실무자들은 최근 우리 군에 '테러위험이 높아진 만큼 미군이 운영하는 키르쿠크 공항 등 한국군 책임지역 내 일부 지역에 미군 경계 병력을 잔류시키면 어떻겠느냐'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우리 군도 공항 내에 주둔할 예정이어서 자칫 현지인들에게 한국군과 미군과 똑같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일단 이것이 미군 수뇌부의 뜻인지를 파악한 뒤 우리 군의 안전과 독자적 작전권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합참은 최근 테러 대응수준을 높이기 위해 주둔지 외곽의 완충 경계지대를 더욱 확장키로 했으며 미군으로부터 헬기 지원도 약속받았다.

이라크 파병부대인 자이툰 부대는 이라크 현지의 연합군 수송지원 상황을 고려해 당초 계획보다 1주일가량 늦은 4월7일경 선발대를 파견할 예정이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