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FTA 비준 지연…한국기업 피해 360억원

  • 입력 2004년 2월 8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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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만약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국회 비준이 9일 부결되면 한국의 신뢰도가 떨어져 국제사회에서 ‘무역 외톨이’가 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 경제부총리는 8일 한 TV 시사프로그램에 나와 “각 정당 지도자들과 관련 농민단체들이 한-칠레 FTA 비준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통과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FTA로 피해가 예상되는 과수(果樹)농가에 대해 앞으로 7년간 1조5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허상만(許祥萬) 농림부 장관도 다른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칠레 FTA는 불가피한 현실”이라며 “정부는 농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장기적으로 농산물 안전성과 품질을 높여 한국 농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칠레 FTA의 국회 비준 지연과 미국-멕시코 FTA 발효로 한국 기업들이 본 피해가 36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산업자원부가 이날 밝혔다.

산자부에 따르면 작년 칠레에서 발생한 한국산 자동차와 컬러TV, 전자레인지 등 가전제품 수출 차질액은 2200만달러(약 265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칠레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은 18.8%로 2002년(20.5%)보다 1.7%포인트 떨어졌으며 휴대전화, 컬러TV(14인치 이상), 전자레인지도 3∼13%포인트씩 급락했다. 또 올해 1월 1일 미-멕시코 FTA 발효로 멕시코 정부가 FTA를 체결하지 않은 나라의 타이어에 대해 종전 23% 수준이던 관세를 평균 48%로 인상하면서 800만달러(약 96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산자부는 한-칠레 FTA 비준이 계속 지연되면 올해 5000만달러(약 600억원) 규모의 수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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