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내 고구려 유적 세계문화유산 등재

  • 입력 2004년 1월 18일 13시 59분


북한 내 63개 고구려 고분 군(群)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 산하 세계유산위원회(WHC)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ICOMOS)는 16일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어 북한 내 고구려 고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WHC에 권고키로 결정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는 6월말 중국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에서 열리는 28차 WHC 총회에서 확정된다. 각국이 등재 신청한 유적의 문화적 가치를 심사하는 전문가 집단인 ICOMOS의 등재 권고 결정이 WHC 총회에서 번복된 경우는 거의 없다.

이코모스 회의는 또 중국이 지난해 1월 등재를 신청한 국내성, 환도산성, 광개토왕비, 왕릉 13기, 귀족묘 26기 등 중국 내 고구려 유적의 등재도 권고했다.

회의에 정통한 소식통은 "북한 내 고구려 유적의 문화적 가치는 물론 WHC가 '1국 1유산 이상 등재'를 추천하고 있으나 북한에는 세계유산이 하나도 없다는 점, 유네스코가 북한 고구려 고분 보존사업을 벌여온 점 등이 심사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2년 1월 고구려 고분 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했으나 보존 관리상의 문제와 중국내 고구려 유적과의 비교연구 필요성 등이 제기돼 지난해 7월 파리에서 열린 27차 WHC 총회에서 등재가 보류됐었다.

회의 참관차 파리에 머물고 있는 이융조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위원장은 "국내에서 이 문제가 지나치게 과열되거나 정치쟁점화하면 WHC와 총회에 참가하는 집행이사국, 총회를 개최하는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6월 총회에서 등재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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