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송두율씨와 함께 일하고 싶다”

  • 입력 2004년 1월 15일 18시 59분


황장엽(黃長燁·81)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15일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내가 송두율씨를 북한의 정치국 후보위원이라고 말한 것은 그를 구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황씨는 이날 한나라당 홍문종 의원과 재향군인회가 주최한 ‘김정일 체제의 변화 가능성 및 접경지역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강연회에서 송씨와의 개인적인 친분 등을 강조하며 그와 함께 일하고 싶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황씨는 “북에 있을 때 나는 송씨를 키우자고 했고 그는 나를 잘 따랐다”며 “그의 귀국소식을 들었을 때 ‘그가 이제 잘못을 깨달았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어 그에게 기대를 걸었다”고 말했다.

송씨의 재판과 관련해 검찰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14일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는 “송씨와 단둘이 만나 ‘이런 점은 반성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지만 재판정에 나가거나 또는 그와 송사를 벌이고 싶지는 않다”며 “개인적 관계로 볼 때도 내가 증인으로 나가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황씨는 “사상전환은 쉽게 되지 않지만 그가 사상적 잘못을 깨닫고 나와 손잡고 일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황씨는 이 밖에 남한의 주적(主敵)을 북한보다 미국으로 꼽고 있는 사회분위기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으며 북한의 실상에 대해 잘 아는 자신이 말한 내용에 대해 신뢰를 보내지 않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또 북한 체제를 ‘김정일의 가부장적 독재’라고 규정하면서 “북한은 곧 스스로 붕괴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중국이 북한과 거리를 두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정부=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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