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대표 “FTA 찬반 단체 따로 나눠 초청 농민 편가르나”

  • 입력 2004년 1월 7일 18시 42분


코멘트
김건태 양돈협회장(왼쪽) 등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안의 국회 비준에 찬성하는 농민단체 대표들이 7일 노무현 대통령 초청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간담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박경모기자
김건태 양돈협회장(왼쪽) 등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안의 국회 비준에 찬성하는 농민단체 대표들이 7일 노무현 대통령 초청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간담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박경모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6일에 이어 7일에도 농민단체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점심식사를 함께하면서 한-칠레간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국회통과를 양해해 달라고 설득했다.

7일 오찬에는 FTA에 ‘조건부 찬성’ 입장을 보여 온 전국농민단체협의회 소속 단체 대표 18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순조롭게 대화가 진행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오찬이 시작되기 직전 일부 참석자들이 FTA에 반대하는 쪽과 찬성하는 쪽을 나눠서 초청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해 한때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맨 먼저 발언을 한 최준구(崔峻玖) 전국농민단체협의회장은 “어제는 FTA에 반대하는 쪽을 만나고 오늘은 찬성하는 쪽을 만난다고 언론에 나오니까, 오늘 참석한 분들 사이에 ‘농민들로부터 매국노 취급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거부감이 있었다”며 “앞으로 이런 모임을 하게 되면 모두 한 자리에 모여서 당당히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참석자도 “어제 오늘 나눠서 하니까 모양이 좋지 않다. 같이 모여도 FTA 비준에 대한 양해가 될지 안 될지 모르는데…”라며 청와대측이 농민단체를 ‘편가르기’한 데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오찬에서 노 대통령은 “부득이 문을 열어야 할 것은 열어야 하기 때문에 정부도 FTA를 힘겹게 추진하고 있다”며 “선(先)대책, 후(後)개방 원칙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니, FTA 비준 처리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농민단체 대표들은 FTA 비준의 필요성에 대체로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힌 뒤 “119조원의 농업종합대책을 마련해줘 고맙다. 가능하면 대통령을 자주 만나 대화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오찬 후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8일 국회 본회의에서 FTA 비준동의안이 원만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거듭 협조를 요청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