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기업서 수십억수수 포착]盧캠프 불법자금도 실체 드러날까

  • 입력 2003년 12월 13일 0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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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386 측근인 안희정(安熙正)씨가 지난해 대선 당시 수십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모은 혐의로 12일 검찰에 전격 소환됨에 따라 노 후보 캠프의 불법 대선자금 실체가 드러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씨가 이미 이광재(李光宰)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이 썬앤문그룹에서 받은 1억원을 건네받았다고 진술한 데다 다른 기업에서 불법 자금을 수수한 정황이 잡혀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안씨가 노 후보 캠프에서 대선자금을 모금하는 ‘비공식’ 창구 역할을 수행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선거대책위원회 총무본부장을 맡았던 이상수(李相洙) 열린우리당 의원이 공식적인 대선자금 모금창구였다면 안씨는 비공식적으로 자금을 모금하는 중요한 통로였다는 게 수사팀의 판단이다.

안대희 대검 중앙수사부장은 “안씨가 (썬앤문그룹 이외의) 다른 불법 대선자금 수수에도 개입한 혐의가 있어 소환한 것”이라며 “앞으로 안씨가 돈을 받은 부분에 대해 집중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안씨를 상대로 △어떤 기업과 인사에게서 얼마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았는지 △모금된 불법 자금을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 △불법 대선자금 모금 사실을 노 후보에게 보고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안씨가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법률고문을 지낸 서정우(徐廷友·구속) 변호사와 유사하게 거액의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한 창구로 밝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검찰도 그동안 노 후보 캠프에 서 변호사와 비슷한 수법으로 불법 대선자금을 모금한 인사가 있다는 점을 언급해 왔다.

또 안씨 이외 여러 명의 노 후보 캠프 인사가 불법 대선자금 모금에 개입한 단서를 검찰이 포착하고 수사 중이어서 노 후보 캠프가 지난해 대선 때 사조직 등을 통해 모금한 불법 대선자금의 규모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검찰 관계자는 “액수가 크든 작든 불법 대선자금 모금과 관련된 인사들이 (안씨 이외에도) 여럿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선 직후 거액의 당선축하금이 안씨를 통해 노 캠프에 전달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이 조사 중이어서 안씨에 대한 수사 결과가 노 후보 캠프의 불법 대선자금과 당선축하금 의혹을 푸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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