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노사모와 한강건너 정권잡아”

  • 입력 2003년 12월 2일 18시 52분


“젊은 세대가 정권을 잡은 것은 5·16 군사정변 이후 40년 만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386측근인 열린우리당 안희정(安熙正·사진) 충남창당준비위 공동위원장이 2일 또 다시 ‘튀는’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우리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그때는 군인들이 총칼로 한강 다리를 건넜지만 우리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와 노란 목도리를 매고 한강을 건넜다”며 “시대가 변한만큼 이제는 새로운 세대가 답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특검에 대해 “마치 과거 정권 말기에 저질러진 권력형 비리인 것처럼 야당이 공세를 퍼붓는 것은 억울하다”면서도 “광재(이광재·李光宰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 등 우리(측근)들이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기 때문에 감내해야 할 운명으로 본다”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이날 “가끔 일요일 저녁 때 (청와대 관저에서) 식사한다” “지구당(충남 논산-금산-계룡) 창당 전 노 대통령이 격려했다”는 등 노 대통령과의 교감을 거듭 강조했다. “내년 총선 이후 (대통령으로부터) 역할을 받는 경우를 대비하며 마음속으로 복귀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얼마 전 광재를 만났는데 강원 영월-평창에서 출마 결심을 굳혔더라. 특히 고향인 평창에서는 그가 국정상황실장이 됐을 때 축하 플래카드를 붙여주는 등 인지도가 높다”고 전했다.

그의 발언이 전해지자 야당측은 “노 대통령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狐假虎威)하려는 치졸한 행태”라며 맹비난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은 “안희정군이 아직 정신 못 차린 것 같다”고 비난했고 박진(朴振) 대변인도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이 정부가 초래한 국정 파탄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도 “좀 조용해진 듯싶더니 다시 입을 열어 정가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자숙을 촉구했다.

우리당 내에서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노 대통령을 거론하며 이름 좀 알려보겠다는 것 아니겠느냐”는 비판론이 적지 않았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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