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한미군 재편 가속화]“20세기 戰力개념 탈피”

  • 입력 2003년 11월 26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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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5일(현지시간) 3년 동안 내부적으로 검토해온 해외주둔 미군 재편 방안을 관련국들과 본격 협의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전 세계 안보환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주도로 테러를 비롯한 새로운 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전력 개편 및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작업을 추진해왔다.

미 합참 부의장인 피터 페이스 해군제독은 최근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럼즈펠드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미군의 전쟁계획이 새롭게 향상된 전투능력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선반 위의 낡은 계획들’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냉전 체제의 붕괴로 안보 위협이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졌을 뿐 아니라 새로운 무기체계와 전술 및 통신기술의 발달로 군사작전에 상당한 변화가 생겼는데도 함대와 전투기, 병력의 수를 중심으로 한 ‘정태적 전력’ 개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엄청난 충격과 공포를 몰고 온 2001년 9·11테러와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전은 미국의 전력 개편 작업의 당위성을 뒷받침해줬다.

‘럼즈펠드 독트린’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해외주둔 미군재편 구상은 일단 12월 초 잇달아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방 및 외무장관 회담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백안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럼즈펠드 장관이 앞으로 몇 개월 동안 내각에 무엇을 건의할지를 검토할 것이며 그 후에 다시 몇 개월 동안 동맹국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 해외주둔 미군 재편 작업이 모두 끝나려면 4∼6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럼즈펠드 장관은 밝혔다.

미군 재편은 관련국들의 이해가 첨예하게 걸려 있어 정치 외교적으로 대단히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작업이다. 이 때문에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은 25일 브리핑에서 재편의 구체적 내용에 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 관련국들과의 협의를 유난히 강조했다.

미 행정부는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각별히 신경을 썼다. NSC 관계자들이 한국의 워싱턴 특파원들에게 부시 대통령의 발표와 거의 동시에 배경설명을 한 것도 이례적이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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