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돌연 ‘휴가’ …우리당 내홍 증폭

  • 입력 2003년 11월 19일 11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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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김원기(金元基) 의장이 19일 돌연 '휴가'를 떠나 오전 회의부터 참석하지 않았다.

18일 간선제를 통한 정규 당의장 선출 가능성을 언급해 정동영(鄭東泳) 의원 등과의 이견이 드러난 뒤 돌연 김 의장이 '휴가'를 떠남으로서 열린우리당의 내홍이 증폭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 의장 측근들은 "지역구인 전북 정읍에 행사가 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간선제 발언에 따른 정동영 의원과의 마찰설에 건강 이상설까지 겹쳐 뒷숭숭한 분위기다.

이재정(李在禎) 총무위원장은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김 의장이 대선 이후 거의 하루도 쉬지 못해 오늘부터 사흘간 휴가원을 내 회의에 불참했다"며 "휴가 중에 건강을 살피고 신당 진로도 구상한 뒤 더욱 열정적인 모습으로 나오실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산(朴景山) 의장 정치특보는 "목이 많이 부어 어제 아침 라디오 인터뷰도 제대로 못했다"며 "피로도 푸실 겸해 좀 쉬실 것"이라고 말했고, 김 의장의 한 측근도 "오른쪽 눈에 든 멍이 가라앉지 않아 남들 보기에 그렇고 피로도 몰려온 것 같다"며 "지방으로 돌아다니면서 기분전환을 하고 여유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휴가가 정동영 신기남(辛基南) 의원 등과의 의견 대립 와중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소장파에게 `경고음'을 전달하는 한 방법으로 사실상 당무를 일시적으로 놓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 의장측의 한 핵심당직자는 "의장이 최근 장관 출신인 한 중앙위원에게 `이대로 못 하겠다. 그만두고 싶다'고 해 말린 적이 있다"며 "젊은 세대가 의장의 참뜻을 모르고 압박해 심신이 피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소장파라는 사람들이 쓸 데 없이 자리나 자기의 정치적 이익에 매몰돼 의장의 순수성을 계속 왜곡시킨다면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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