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씨, 97년 北에 ‘황장엽씨가 내신분 아나’ 문의”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은 20일 재독학자 송두율(宋斗律)씨 사건과 관련해 “주 독일 북한 이익대표부의 공작 총책임자로 근무하다 미국에 망명한 김경필이 97년 2월 22일 북한에 보낸 문건에서 ‘송씨가 찾아와 황장엽(黃長燁)이 내가 우리 당의 지도기관 성원임을 알고 있는가’라고 문의해 왔으니 지침을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 보고문과 관련된 상세한 디스켓은 국정원이 갖고 있으며 송씨는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임이 명백하다”면서 김경필이 작성한 대북 보고문의 내용 사본을 일부 공개했다.

그는 이어 “김경필은 97년 3월 12일 ‘황가(황장엽)가 선생(송씨)이 당 중앙회 지도기관 성원이라는 사실을 모를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니 모략선전이라고 강하게 반박하라’는 회신을 (북한으로부터) 받았다”며 “또 97년 4월 3일 문건에선 송씨에게 ‘남북해외학자 통일학술회의 문제는 남조선 괴뢰들이 정세를 긴장시키고 있기 때문에 더 두고 보자’는 김정일(金正日)의 친필 지시가 전달됐다고 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고건(高建) 국무총리는 “송씨는 지적한 사안 때문에, 특히 국가보안법에 의한 간첩혐의자로 엄중한 수사를 받고 있고 이에 따라 처벌받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