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결의거친 다국적軍 추진” 美국무 부장관, 파병 설명

  • 입력 2003년 9월 17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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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왼쪽)가 16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청사에서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미국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왼쪽)가 16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청사에서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리처드 아미티지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6일(현지시간) 방미중인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를 만나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문제를 정식 거론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이날 최 대표에게 이라크 파병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결의를 한다면 그 내용은 ‘다국적군 구성’이 될 것”이라며 “이는 유엔평화유지군(PKF)이 아니라 유엔의 권한을 ‘위임받은(mandate)’ 형태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PKF를 선호하는 유럽국가들의 의견과 달리 미국이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앞세워 다국적군의 지휘권을 행사할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엔 안보리 결의를 통한 연합군은 유엔 사무총장이 총괄하는 유엔 PKF와 유엔의 권한을 위임받아 별도로 다국적군을 구성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으며 동티모르 파병이 PKF에 해당된다. 반면 91년 걸프전 당시 미국이 지휘한 연합군은 다국적군 형태로 현재 영국을 제외한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이라크 파병 형식에 대해 PKF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최 대표는 이날 면담 후 “미국은 여러 국가가 참여해 하나의 사단을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각국이 독립적으로 참여하되 전체적으로 같은 목적 아래 움직이는 형태의 다국적군 방식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에선 이라크 파병을 성사시키기 위한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설득 노력도 소개됐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이날 최 대표에게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중이며 10월 열리는 유엔 총회를 앞두고 부시 대통령이 직접 안보리 상임이사국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미국 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12개 우방국들에 이라크 파병 제안을 했고 우방국들이 우리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한 미 공화당 정권의 ‘불편한 감정’도 그대로 드러났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햇볕정책을 과거 정부가 추진한 데는 이유와 논리가 있었겠지만 그 정책의 성공 여부를 북한의 손에 맡겨 두는 결과가 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진(朴振) 대변인은 “이는 미 행정부가 햇볕정책에 대해 부정적 사인을 보내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와 관련, 그는 최 대표에게 “주한미군 재배치는 미국의 전쟁 수행 능력과 (대북 전쟁) 억지력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며 용산기지 이전은 수도 서울에 배치된 미군기지를 옮긴다는 점에서 한국내 반미감정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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