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하 前대통령 “요즘 상상할 수없는 일들 벌어져”

“이해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정국 현안에 대해 좀처럼 언급을 하지 않아온 최규하(崔圭夏·사진) 전 대통령이 5일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의 추석 선물인 난을 전달하기 위해 서울 서교동 자택을 방문한 임태희(任太熙) 대표비서실장에게 이 같은 걱정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제문제는 세 끼를 한 끼 줄여서 먹으면 되지만 안보 위기와 사회기초질서는 무너져서는 안 되는 국가 유지의 기본”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고 임 실장이 8일 전했다.

최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관계자들에게) 직접 이 얘길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 악화로 외부 인사와의 면담을 자제해온 최 전 대통령은 이날 특별히 임 실장을 만났다는 후문이다.

임 실장은 최 대표의 지시에 따라 5일 전직 대통령 5명과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에게 난을 전달하고 안부를 물었다.

이 전 총재는 미국에 체류 중이어서 부인 한인옥(韓仁玉) 여사에게 대신 난을 전달했다.

임 실장은 대북송금 문제로 한나라당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서울 동교동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 자택도 방문했으나 김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 때문에 직접 면담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