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2기…北지도부개편 의미]큰틀은 유지 경공업 육성

  • 입력 2003년 9월 5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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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3일 단행한 지도부 인사에선 경공업 전문가인 박봉주(朴鳳柱) 총리의 부상과 경제 관료의 대폭 교체가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상당수의 북한 전문가들은 이 정도로는 북한의 기본틀을 바꾸기가 어렵다며 북한이 군수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경공업 진흥을 도모해야 한다고 5일 주장했다.

▽“총리교체는 대폭 개혁 거부 의미”=김일성대 교수 출신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조명철(趙明哲) 박사는 박 총리의 부상은 “경제체제의 틀을 바꿀 생각이 없다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현재 북한이 당면한 경제문제는 생필품 전문가를 총리에 앉힌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급격한 변화는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박 총리의 발탁은)일부 이해해야 할 측면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군수전문가 연형묵(延亨默)의 부상=실질적으로 최고 통치기구인 국방위원회에서 민간인인 연형묵 위원이 부위원장으로 승진한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의 부상은 군수산업기지가 집중된 자강도 총비서로서 전력 및 식량자급에 상당한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동국대 북한학연구소의 김용현(金榕炫) 책임연구원은 “연 부위원장은 앞으로 군수산업의 군살빼기 등 구조조정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공업 중시는 대세=소비재 생산의 비중을 높인 지난해 ‘7월 경제개선조치’는 계속 추진될 전망이다.

통일부 이관세(李寬世) 정보분석국장은 5일 “지난해 말부터 북한 신문에 등장한 ‘실리 사회주의’란 말에 북한 지도부의 경제의식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통일연구원 박형중(朴泂重) 북한연구실장은 1998년 이후 김 국방위원장이 시찰에 나선 곳이 주로 화장품공장, 양어장, 돼지 종축장 등 ‘주민들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된 곳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김일성(金日成) 주석이 생전에 주로 제철시설과 전력공장 등 중화학공업 현장을 찾았던 것과는 대비된다. 박 실장은 또 “중국에서 화장품 쌀 등 소비재 수입이 늘어나면서 국가관리 대상인 미국의 달러화가 분배되고 있는 것에서도 북한의 변화는 감지된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김용순 對南비서 신변이상 說▼

북한의 김용순(金容淳.사진) 노동당 대남 담당 비서가 두 달반이 넘게 공개 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신변 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다.

김 비서는 6월 13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황해북도 봉산군 은정리 염소종축장 시찰을 수행한 것을 끝으로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4일 평양에서 100여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김 위원장 재추대 경축 행사 때도 북한 지도부의 대다수가 참가했지만 김 비서는 불참했다.

북한 언론은 지난달 3일 최고인민회의 제11기 대의원 선거 때 고위 관리들의 투표 소식을 전하면서도 9명의 당 비서 중 유일하게 김 비서만 거명치 않았다. 그는 그러나 이 선거에서 제341호 선거구의 대의원으로 당선됐다.

한편 일본의 도쿄(東京)신문은 김 비서가 김 위원장의 염소종축장 시찰을 수행한 뒤 교통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쳐 뇌수술까지 받았다고 지난달 16일 보도한 바 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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