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도퍼 교수 “北核위험성 제대로알면 南南갈등 줄어들것”

  • 입력 2003년 8월 28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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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인 돈 오버도퍼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사진)는 26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 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6·25전쟁 때부터 한국 문제를 지켜보아온 그는 한반도 분단 문제를 다룬 저서 ‘두 개의 한국(The Two Koreas)’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베이징(北京) 6자회담을 포함한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의 중국의 역할은….

“중국은 훌륭한 중재자 역할을 해낼 수 있다. 6자회담도 중국이 북한 미국 한국 일본을 오가며 성사시킨 셈이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의 정권교체’에 개입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엔 동의하지 않는다. 이번 회담이 성공하면, 중국은 1949년 공산혁명 이래 가장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중국이 어떻게 북한을 설득할 수 있나.

“중국은 북한의 식량 및 에너지 지원국이지만, 북한 지도부에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다. 중국은 미국과 북한을 상대하면서 두 나라로부터 양보를 이끌어내는 일을 해야 한다.”

―최근 한국에선 (북한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관한) 남남갈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에서 햇볕정책 추진 이후 여론이 갈려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현상은 미국 중국에도 존재한다. 성숙된 사회라면 자신과 다른 시각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이런 갈등은 한국인들이 북핵 위기의 위험성을 알게 되면 줄어들 것으로 본다.”

―미국이 한국의 동의 없이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 있나.

“미국이 한국 정부의 참여나 한국 정부와 긴밀한 협의 없이, 특히 군사적인 행동에 나선다면, 바보 같은 짓일 것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직접 만났고 수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 현재 한미간 정책 공조는 대단히 잘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94년 제네바 합의 때처럼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서방이 경제 지원에 나설 경우 북한의 기본 시스템이 변화할 수 있다고 보나.

“빠르진 않겠지만 바뀔 것으로 본다. 이것이 햇볕정책의 기본 정신이 아닌가. 오늘의 중국은 내가 74년 헨리 키신저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취재했던 때에 비해 전혀 다른 나라가 됐다. 북한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6자회담을 어떻게 전망하나.

“지난해 12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했을 때 매우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큰 희망을 걸고 있다. (북핵 문제 해결에 관한) 외교적인 해법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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