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마지막 기회 잃지 말아야

  • 입력 2003년 8월 26일 18시 19분


코멘트
27일부터 열리는 베이징 6자회담에서 남북한과 미-일-중-러 대표들은 본회담 외에 다양한 양자간 접촉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하는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6자회담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중대한 고비다. 이 회담이 그동안 중단됐던 대화의 실마리를 계속 이어나가는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

6자회담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려면 무엇보다 북한이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4월 3자회담 때처럼 북한이 또다시 핵 협박을 한다면 미국 내 강경론은 더욱 거세지고 사태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양보는 곧 죽음’이라는 식의 극단적인 협상 태도는 더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은 알아야 한다.

이제 ‘핵무기를 가진 북한’은 누구도 원치 않는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쟁 준비를 멈추고 경제회복에 집중하라”고 ‘최후통첩성’ 경고를 보냈다는 최근의 CNN 보도는 북한의 우방인 중국도 국제사회의 북핵 불용(不容) 여론에 적극 동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이번 회담은 북한이 핵과 체제보장을 ‘안전하게’ 교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우리 정부에 6자회담은 외교력을 시험받는 무대다. 더욱이 우리 안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북핵 문제를 다루는 역사상 최초의 다자간 회의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중차대하다.

정부는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구축한다는 자세로 6자회담에 임해야 한다. 1994년 제네바 합의와 같은 불완전하고 임시방편적인 합의가 아니라 북한 핵의 검증 가능하고 완전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미일 공조체제를 확고하게 다지는 것이 관건이다. 북한의 핵 포기를 유도할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강력한 국제공조에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북핵 문제 해법 찾기에 적극 나선 중국과 협조체제를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 정부도 이번이 북핵 위기를 해소할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