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애들이 뭘 안다고…” 싸늘한 반응

  • 입력 2003년 7월 21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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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386 핵심 측근인 안희정(安熙正·사진)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이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신당 사무총장을 맡고 싶다”며 ‘세대혁명론’을 제기한 것이 당 안팎에서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선 안씨가 인터뷰한 시점이 미묘하다. 안씨는 10일 인터뷰를 했는데, 이날은 정대철(鄭大哲) 대표가 굿모닝시티 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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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의 한 386 인사는 이와 관련해 21일 “안씨가 굿모닝시티 사건을 세대교체 바람을 확산시킬 수 있는 호재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굿모닝시티 사건을 계기로 기성 정치인이 주축이 된 ‘통합신당론’에서 개혁적 성향의 386세대가 전면에 나설 수 있는 ‘개혁신당론’ 쪽으로 정치의 흐름이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당추진모임 의장인 김원기(金元基) 고문이 이날 직접 안씨에게 전화를 걸어 진의를 확인한 것도 안씨의 세대혁명 언급에 이런 정치적 배경이 깔려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안씨의 발언에 대한 당내 반응은 냉소적이다. 김근태(金槿泰) 의원은 “단합해서 위기를 극복해야 할 때에 세대교체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못했다”고 했고, 이해찬(李海瓚) 의원도 “386세대가 286보다는 좀 낫지만 펜티엄급보다는 성능이 떨어지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원기 고문의 한 측근은 “애들이 뭘 알겠느냐”고 했고, 한 초선 의원은 “안씨가 총장이면 나는 고문하면 되겠네”라고 말했다.

386 정치 신인들은 “방향은 맞는 얘기”라는 평가와 “안씨가 정세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읽고 있는 것 같다”는 지적이 엇갈렸다.

한 386 당직자는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386세대에 대한 여론도 나빠지고 있다. 세대교체 운운할 상황이 아니다”면서 “안씨가 너무 조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안씨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집권당 사무총장을 희망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불필요한 해석과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해명했다. 그는 “개혁세력을 결집해 가는 데 노·장·청이 갈등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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