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검' 이기호前경제수석 28일 소환

  • 입력 2003년 5월 27일 18시 31분


‘대북 비밀송금 사건’을 수사 중인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팀은 2000년 6월 현대상선 대출 외압 의혹과 관련, 28일 이기호(李起浩)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소환 조사한다고 27일 밝혔다.

특검팀은 이 전 수석을 상대로 대출 과정에서 산업은행에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와 대출 배경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 전 수석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지만 상황에 따라 피의자로 바뀔 수 있다”고 밝혀 이 전 수석이 직무 범위를 넘어 대출 과정에 개입했을 경우 형사처벌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근영(李瑾榮·구속) 전 금융감독위원장은 23일 영장실질심사에서 “2000년 6월3일 열린 비공식 조찬간담회에서 이 전 수석이 ‘현대가 부도나면 햇볕정책에 지장이 있고 남북 경협도 어려워진다’고 말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후 현대상선은 대출 신청 이틀 만인 7일 4000억원을 산은에서 대출받아 이 중 2235억원을 남북정상회담 직전 북한으로 송금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이 전 금감위원장과 박상배(朴相培) 전 산은 부총재, 김충식(金忠植) 전 현대상선 사장을 다시 불러 대출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대질신문을 벌였다.

특검팀은 또 박 전 부총재를 상대로 산은이 회사채신속인수제도를 통해 현대 계열사에 거액을 지원한 것이 대북송금 역할에 대한 반대급부적 특혜였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산은은 2001년 1월 회사채신속인수제도가 도입되자 전체 지원금 3조원 중 2조3000억원을 현대건설 현대상선 현대유화 등 현대 계열사에 집중 지원해 특혜 시비를 빚었다.

한편 이 전 위원장은 이날 변호인을 통해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신청했으며 구속적부심은 28일 오전 10시 서울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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