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개인병원서 수술 왜?

  • 입력 2003년 1월 30일 2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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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가 30일 오후 서울의 한 개인 병원에서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노 당선자는 이날 오후 3시 이 병원에 도착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검사를 받고 오후 5시10분경부터 한 시간 동안 수술을 받았다. 노 당선자는 이 병원에서 하룻밤 입원한 뒤 31일 퇴원한다.

대통령당선자가 서울대병원이나 국군서울지구병원이 아닌 개인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노 당선자는 10여년 전 이 병원의 고문 변호사를 맡으면서부터 부산 출신인 이 병원 L원장과 막역한 사이로 지냈다. 노 당선자는 2000년 11월 L원장의 맏딸 결혼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L원장의 부인(출판사 대표)은 지난 대선 때 활발하게 노 당선자 후원활동을 했다.

병원측은 “원장과의 사적인 관계를 떠나 노 당선자가 척추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인 이곳에서 수술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연건평 3500여평에 지하 4층, 지상 15층에다 전문의 34명, 직원은 350명인 대형 전문병원.

L원장은 “우리 병원에서 자체 개발한 미세 기구를 이용해 수술했으며 설 연휴가 끝난 2월 3일부터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의사들은 “TV에 비친 노 당선자의 모습은 수술을 받을 정도는 아닌데…”라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청와대는 이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의무실 소속 신경외과 전문의를 보내 수술에 참관케 했다. L원장은 “노 당선자는 18개월 전부터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으며 MRI 검사 결과 척추 마디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비집고 나와 파열된 중증이었다”면서 “수술 받지 않았다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지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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