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국무차관 "美, 대북 불가침 보장 가능"

  • 입력 2003년 1월 21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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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방한한 존 볼턴 미국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모종의 보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기록할 방안(ways to record that fact)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의 국제의무 이행 복귀에 대해 북측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한 뒤 북핵 사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가능성에 대해 “그런 방향으로 노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미국의 대북 제재 가능성에 대해선 “매우 어려운 질문”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볼턴 차관은 이어 이준(李俊) 국방부장관을 만나 북핵 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30여분간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양측은 외교적 노력을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고 양국간 공조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볼턴 차관은 22일 최성홍(崔成泓) 외교통상부장관, 조창범(曺昌範) 외교정책실장, 이태식(李泰植) 차관보 등을 잇달아 만난 뒤, 오후에는 임성준(任晟準) 대통령외교안보수석, 윤영관(尹永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통일안보 간사를 각각 만나 북핵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북한 핵문제가 미국 등의 요구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2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결의를 묵살했다”면서 “IAEA는 안보리가 이에 관해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이 문제를 상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이어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요소들’이 대두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파월 장관은 이날 유엔 안보리 이사국(15개국) 특별 외무장관 회담에 다른 12개국 외무장관과 함께 참석했다.20일 뉴욕에서 파월 장관과 회동한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장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어떤 선택방안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일간 르 피가로와의 회견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안보리가 조속히 개입해 줄 것을 촉구했다.안보리에 북핵 문제가 상정되면 의장성명, 결의안 등의 형태로 북한에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촉구하게 된다. 하지만 북한측은 “안보리의 어떤 제재도 전쟁선포로 간주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한편 안보리 외무장관 회의는 이날 “테러리즘은 세계 평화와 안보의 가장 중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테러리스트들이 사용할 우려가 점점 커지는 핵 및 생화학 무기, 기타 잠재적 위험성이 있는 물질에 대한 통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내용의 ‘반테러 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북한 문제는 공식 논의되지 않았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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