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폐연료봉 저장시설 봉인제거’ 외신 반응

  • 입력 2002년 12월 23일 18시 26분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외국의 주요 언론들은 23일 북한의 폐연료봉 저장시설 봉인제거 및 감시카메라 철거 소식을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하고 북한의 진의와 사태추이 등을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이 같은 행동으로 인해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북한과 협상을 할 것인지, 군사적 대결을 감행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새로운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한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 내 반미 감정에 고무된 북한이 한미관계를 균열시키기 위해 앞으로 수주일 동안 더욱 자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스는 또 별도의 기사를 통해 지난주 당선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가 선거기간에 공언한 대로 햇볕정책을 지켜낼 수 있을지 ‘첫 시험대’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도쿄(東京) 현대코리아연구소 분석가 니시오카 쓰토무(西岡力)의 말을 인용해 “북한은 핵 문제에 있어 한국을 우군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한국 내에 일고 있는 반미감정을 ‘대미협상의 지렛대’로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23일자 1면 머리기사를 통해 “북한이 봉인을 제거한 흑연감속로는 송전시설이 없는 등 전력보충용으로 보기 힘들다”면서 “그렇다면 북한은 전력생산을 명분으로 자신들의 행동(제네바 기본합의 파기)을 정당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요미우리신문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핵폭탄 원료인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작업에 착수하는 방법으로 위기를 일거에 조성함으로써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는 북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이번 행동이 미국과의 대화용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북한 관계자는 “(봉인 제거는) 우리가 말로만 떠드는 게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이 대화를 원한다면 우리도 대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보수성향의 산케이신문은 북한의 이번 행동에 대해 “미국을 대화에 나오도록 하는 협박게임”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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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김정안기자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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