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때문에" 방송사 당선예측 곤혹…출구조사 대폭 강화

  • 입력 2002년 12월 19일 18시 26분


19일 오후 6시 일제히 가동하기로 했던 KBS MBC SBS 등 방송 3사들의 ‘당선자 예측 시스템’이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의 노무현 민주당 후보 지지 철회 선언에 따라 비상이 걸렸다.

방송 3사들은 ‘정몽준 변수’가 선거 막판 판세의 변수가 됨에 따라 선거운동 기간 중 여러 차례 실시했던 여론조사를 포기하고 19일 당일 투표자 출구조사의 가중치를 높이는 등으로 예측 시스템을 대폭 손질했다.

KBS는 한국갤럽과 함께 선거운동 기간 중 각각 2000명의 표본을 대상으로 실시한 9차례의 전화여론조사와 3500명의 패널을 추적 조사한 트렌드 조사의 데이터가 거의 ‘무용지물’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갤럽측은 “18일 밤 9시반에 마지막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도 ‘정몽준 변수 발생 이전의 조사”라며 “사전 여론조사 데이터는 거의 쓸 수가 없어 출구조사 외에 투표자를 상대로 한 2000∼3000명에 대한 전화여론조사도 긴급 실시했다”고 말했다.

MBC는 8차례에 걸쳐 1500명∼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의 결과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개표 방송에서 출구조사 결과만 발표했다. MBC의 한 관계자는 “이번처럼 막판 변수가 크게 작용할 경우 여론조사는 쓸모가 없다”고 말했다. MBC는 이날 300여개 투표소에서 7만명을 대상으로 출구조사를 했다.

SBS는 지난 6개월간 50차례, 선거운동 기간 10차례의 조사로 여론을 분석해왔으나 ‘정몽준 변수’로 수포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SBS는 오후 6시 선거가 끝난 직후 당선자를 곧장 보도하려 했으나 신중론으로 돌아갔다.

방송 3사들은 이날 ‘정몽준 변수’로 인해 당선 예측 시스템의 신뢰도에 대해 논란을 벌이는 한편 다른 방송사의 동태에 대해서도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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