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한미간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기까지 안이하게 대처했다. 외교부장관과 주미대사는 사태가 이 상황에 이르게 된 데 대해 심각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고 김행(金杏) 대변인이 전했다.
정 대표는 또 “대선 후보들이 자신의 표를 얻기 위해 사태를 선거에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정치권과 국민의 냉정한 대처를 강조한 뒤 “백악관 앞에서 시위를 하더라도 미국법을 위반하는 시위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전성철(全聖喆) 정책위의장은 “정 대표의 언급이 ‘경질’을 요구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선 후보의 반미사태 이용 대목에 관해서는 특정후보를 지칭하지 않은 채 “대선이 반미 문제에 함몰돼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당직자는 “한미동맹을 대미관계의 근간으로 중시해온 정 대표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모두 겨냥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