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연설-홍보물 '李-盧 미디어선거대전' 불꽃

  • 입력 2002년 12월 3일 18시 38분


대통령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TV광고와 연설 등 각종 미디어 선거운동을 위한 각 후보 진영의 전략 싸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TV 라디오 후보연설 및 찬조연설, 그리고 합동토론을 통해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원숙한 리더십’을 적극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에 반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측은 40대 유권자를 집중적으로 겨냥하는 한편 ‘새로운 정치’를 내걸어 후보단일화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TV광고〓한나라당 TV광고는 부동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실생활과 밀접한 경제 의료 교육 분야를 강조했다. 광고 중에는 게임방식을 이용, 이 후보의 다양한 캐릭터를 역동적으로 등장시켜 ‘나라다운 나라’의 가상 현실을 그리기도 했다. 김무성(金武星) 미디어대책본부장은 “국정 전반에 걸쳐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이 후보의 깊이 있고 안정적인 개혁 이미지를 강조해 노 후보와의 차별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을 배경음악으로 깐 노 후보의 첫 TV광고 ‘눈물’ 편이 40대의 감성을 충분히 자극했다는 평가에 따라 노 후보가 기타를 치며 김민기의 ‘상록수’를 부르는 2탄 광고를 준비 중이다. 김경재(金景梓) 선대위 홍보본부장은 “87년 민주화항쟁 때 명동거리를 가득 메웠던 넥타이부대를 향해 ‘40대가 일어나면 대한민국이 새로워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TV토론〓한나라당은 논리와 지식보다는 이미지와 메시지 전달에 치중한다는 전략이다. ‘냉철하고 차다’는 이 후보의 단점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다. 특히 이 후보는 ‘준비된 이미지’를 주기 위해 주어진 시간 내에 완결된 답변을 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는 것.

민주당은 ‘TV토론이 대선의 승부를 가른다’며 TV토론 준비를 모든 선거운동 중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TV토론을 통해 지지율을 크게 끌어올리겠다는 욕심보다 현 지지층의 지지를 굳히겠다는 현실적 전략을 펼 계획이다.

▽찬조연사〓한나라당은 쟁점이 돌발할 경우 최적임자를 연사로 긴급 투입하는 식의 탄력적 운용 방침을 정했다. 안정감을 강조하기 위해 김동길(金東吉) 전 의원과 박근혜(朴槿惠) 의원이, 젊은층을 겨냥해 젊은 연예인들이 찬조연사로 나설 전망이다. 또 환경미화원과 주부 등 서민 소외계층이 직접 출연, 이 후보를 실감나게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민주당은 노 후보의 서민 및 국민통합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유명인 대신 서민을 첫 찬조연사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4일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일하는 ‘자갈치 아지매’ 이일순씨(57)가 첫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선거 막판에는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를 등장시켜 ‘후보단일화의 감동’을 상기시키는 전략도 구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홍보물〓홍보물에서는 ‘공익성’을 강조한다는 게 한나라당의 전략이다. 단순한 정권교체를 위한 홍보가 아니라 제1당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함께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4일부터 배포하는 홍보물에는 이 후보에 대한 소개와 함께 부모들이 찾고 있는 미아 20명의 사진을 실었다.

민주당은 홍보물 역시 40대를 주로 공략하는 내용이다. 노 후보의 16쪽짜리 법정홍보물 제목은 ‘행복한 변화, 노무현이 시작합니다’이다. 그 내용도 40대 직장인과 주부 등을 향해 ‘40대는 행복을 만들기에 늦은 나이가 아니다. 행복한 변화를 노무현과 함께 시작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